재벌집 막내아들이 우리에게 준 교훈

  • 📰 OhmyNews_Korea
  • ⏱ Reading Time:
  • 58 sec. here
  • 2 min. at publisher
  • 📊 Quality Score:
  • News: 27%
  • Publisher: 51%

대한민국 헤드 라인 뉴스

대한민국 최근 뉴스,대한민국 헤드 라인

재벌집 막내아들이 우리에게 준 교훈 재벌집막내아들 미래 진도준 드라마 송중기 조용미 기자

맥 빠지는 결말에 대한 실망 말고도 불만의 지점이 조금씩 다를 텐데, 어떤 기사에서 흥미로운 표현을 봤다. 재벌 회장의 자리를 향해 승승장구하며 달려가는 국밥집 아들을 시청자들이 응원했던 것은 재벌의 세습을 막는 정의로운 결말을 바라서가 아니라는 거다. 그럼 회장이라도 되길 바란 걸까?

잘 모르겠다. 우선 나는 진도준을 응원하지 않았다. 다시 살아갈 기회를 얻어서도 여전히 그들의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웠을 뿐이다. 결국 다시 일어날 일이 일어나고 원래의 윤현우로 돌아온 후에도 그는 복수를 위해 힘 있는 자를 찾는다. 현실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힘없는 자의 편에 서는 힘 있는 자 말이다. 당연히 또 실패한다. 그제야 진도준은 참회라는 선택을 한다. 꿈도 아니고 시간여행도 아니고 참회. 높은 빌딩에서 하얀 와이셔츠를 입고 출근하는 정규직이 되겠다고 외면한 양심에 대한 참회. 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고 개같이 충성하면 결국 개밖에 되지 못한다는 것을 깨달은 참회 말이다. 그것만이 일어날 일이 일어나는 정해진 미래로 가지 않고 우리가 원하는 미래로 가는 길이 된다. 작가가 진도준을 통해 우리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악의 평범성'에 대한 교훈, 즉 내가 하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하지 않으면 평범하게 행하는 일도 악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아니었을까 짐작해 본다.

또 한 가지 안타깝게 지켜본 것은 진도준의 사촌들이었다. 가진 자들이 더 갖고 싶어 발악하는 모습이야 그동안 숱하게 봐왔으니 그렇다 치고, 아무리 많은 돈이 있어도 부모의 인정이 없으면 아무것도 없는 것과도 같은 인간의 본성을 보라. 그들의 인정욕구에 대한 갈망은 나이와 상관없이 따라붙는다. 아버지를 떠나! 그것만이 당신들이 살길이야, 속으로 외쳐봤지만, 그들은 결코 아버지를 떠날 수 없다. 드라마를 보면서 내내 김연수 작가가 9년 만에 내놓은 소설집 가 떠올랐다. 소설가들이 뽑은 올해의 소설로 뽑혔다는데, 시기적으로 의미심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세월호, 청년실업, 기후재앙, 팬데믹 등 암울한 현실 속에서 우리에게 어떤 미래가 있을까, 하는 고민을 담았기 때문이다.

진도준으로 태어나지 못한 수많은 윤현우들은 팍팍한 현실을 딛고 가족을 책임져야 하고 자신을 책임져야 하고 미래를 책임져야 한다. 정규직만 될 수 있다면 개같이 충성하는 것, 그까짓 거 못할 것 없는 심정이다. 그런데 김연수 작가는 말한다. 우리는 미래를 알고 있다고. 미래가 현재를 만든다고. 우리가 그토록 바라는 미래를 평범하게 살아가는 지금, 이미 알고 있으니 뚜벅뚜벅 그리로 향해 가라고. 오직 살아가는 것만이 우리가 할 일이라고.

 

귀하의 의견에 감사드립니다. 귀하의 의견은 검토 후 게시됩니다.
이 소식을 빠르게 읽을 수 있도록 요약했습니다. 뉴스에 관심이 있으시면 여기에서 전문을 읽으실 수 있습니다.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 16. in KR

대한민국 최근 뉴스, 대한민국 헤드 라인

Similar News:다른 뉴스 소스에서 수집한 이와 유사한 뉴스 기사를 읽을 수도 있습니다.

'영풍제련소 아래 낙동강선 생명 살 수 없어, 환경부 각성해야''영풍제련소 아래 낙동강선 생명 살 수 없어, 환경부 각성해야' 영풍석포제련소 환경운동연합 카드뮴 낙동강 환경부 정수근 기자 그 지방 사람들은 그 물 많이 마시고 오래도록 고생하면 사시길.....
출처: OhmyNews_Korea - 🏆 16. / 51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재벌집 막내아들’서 소름돋는 열연 펼친 이성민이 “다시 태어나면 배우 안 한다”한 이유‘뉴스룸’ 이성민 “다시 태어나면 배우 안 할 것...제 인생 가끔 불쌍”newsvop
출처: newsvop - 🏆 6. / 63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재벌집’은 극사실주의 드라마였다…‘현실 진도준들’ 예지력 보면지난 25일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은 끝났지만, 현실 재벌집에서는 여전히 드라마 못지 않은 ‘마법’이 진행 중입니다. 재벌 현실 🔽 현실 속 ‘재벌집 자녀들’ ‘대통령집 장모’ .. ‘대통령실의 잡놈들’…
출처: hanitweet - 🏆 12. / 53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올림픽 때 조용히 지내줘 고맙다며 표창장 준 경찰올림픽 때 조용히 지내줘 고맙다며 표창장 준 경찰 평화박물관 변상철 기자
출처: OhmyNews_Korea - 🏆 16. / 51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막방 앞둔 김어준에 '잘 가세요~'…이별노래 불러 준 김재원 | 중앙일보'섭섭해서 어떡하나... 그런 의미에서 노래 한 번 불러주겠다'\r김어준 뉴스공장 김재원 석현이가 내년에는 가야할텐데. 아니 갈것 같다.
출처: joongangilbo - 🏆 11. / 53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빅테크·코인주·코로나수혜주…올해 투자자에 고통 준 美주식들 | 연합뉴스(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올해 미국 뉴욕증시가 급락한 가운데, 특히 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와 가상화폐 관련주, 코로나19 수혜주 등...
출처: yonhaptweet - 🏆 17. / 51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