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72년 전인 1950년 2월, 웨스트버지니아 흴링의 한 여성단체가 주최한 연설회에서 한 남성이 문서를 손에 들고 호기롭게 외쳤다. 그가 손에 든 문서에는 소련 스파이 노릇을 하는 '빨갱이' 국무부 관리 205명의 명단이 적혀 있었다.1·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소련과 미국이 패권을 확보하려는 목적으로 치열한 세력전을 펼치고 있던 차에 소련 스파이 빨갱이가 미국 행정부의 심장부에 득실거리고 있다니…. 두 번의 큰 전쟁에서 자식 잃고 남편 잃은 일반 미국민들에게는 경악할 일이었다.
빨갱이 소동의 여파로 육군장관 로버트 스티븐스가 사임했는가 하면, 트루먼의 심복 애치슨 국무장관은 위험인물 1호로 지목되었고, 40년대 원자폭탄 제조를 지휘한 오펜하이머 박사마저 스파이 혐의자로 몰려 처벌을 받았다. 오펜하이머의 '빨갱이 혐의'란 미국의 수소폭탄 개발에 반대했다는 정도에 불과했다. 국제사회의 강력한 항의에도 불구하고 작은 공구상 운영자에 불과한 로젠버그 부부가 스파이 혐의로 검거되어 처형당했다.빨갱이 사냥은 이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이른바 공직자의 사상을 검증한다며 1947년에 만들어진 '충성도 심사 프로그램'을 가동하여 수많은 공무원과 교수들을 검거했다. 필자가 알고 지내던 미국인 노 교수의 회고담에 따르면, 강의실 내에서도 의심의 눈초리가 번득였으며, 모든 분야에서 공포 분위기가 미국을 휩쓸었다.
로 잘 알려진 험프리 보가트는 당시의 상황을"국가를 부르고 있는데 엉덩이를 긁적인 사람은 모두 빨갱이 혐의를 받았다"고 익살스럽게 묘사했다. 말도 안 될 것 같은 일이 당시엔 말이 되었고, 후세 사람들은 이때의 빨갱이 소동을 가리켜 '20세기 최대의 스캔들'이라고 불렀다. 당시 청문회를 시청한 미국인들 사이에 두고두고 회자되는 유명한 논쟁이 있다. 청문회 막바지에 벌어진 이른바 매카시-웰치 논쟁이다. 청문회가 열린 지 30일째 되던 날, 매카시는 육군 내부에 빨갱이가 우글거리고 있다는 종래의 주장을 되풀이하며 이번엔 조셉 웰치 육군 법률고문에게 태클을 걸었다.
매카시가 우물우물 뭐라고 반박하려 들었으나 그는 눈길조차 주지 않고 유유히 회의장을 걸어 나갔다. 여기저기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전 미국을 수 년 동안 불안과 공포, 불신 속에 잠기게 했던 '괴물'의 면전에 대고 속 시원한 소리를 내뱉은 신사에게 보내는 기꺼운 지지의 박수였다.청문회 현장을 생중계로 지켜보았던 미국민들도 막판에 벼락같은 결정타를 가한 웰치에게 박수를 보내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후에 역사비평가들은 당시 청문회 기간 동안 추리고 추려서 간첩으로 지목된 159명 가운데 '의혹'이 있는 사람은 '우연에 의해서도 일어날 수준'인 단 9명에 불과했다고 적었다.
최근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라는 공개적 '고백'과 더불어 느닷없는 '멸공' 구호로 세상을 들썩이고 있는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의 행태를 보고 다시 깊은 절망감을 느껴야 했다. 아득한 시절 훈련소 초입에서부터 들었던 그 노래, 도대체 우리 땅에서 언제까지 '멸공의 횃불'을 들어야 할 것인가.1960년대 경기종목을 21세기 올림픽 종목에 끼워 넣자고 우기는 것과 흡사한 정용진 부회장의 멸콩 발언은 시대착오적일 뿐 아니라 대기업 장사꾼이 가져야 할 실용주의적 태도와도 한참 동떨어져 있다고밖에 할 수 없다.아니나 다를까. 홍콩의 유력 매체 가 정 회장의 발언을 보도하면서 중국 현지에도 알려지게 됐고, 신세계의 중국사업 리스크가 부각되자 외국인과 기관이 신세계 주식을 대거 팔아치우는 바람에 시가총액 2천억이 날아갔단다. 정 회장의 '용맹'이 가져온 자업자득이다.
달파멸콩!
여기서 'Let it go' 월트 디즈니 도 매카시에 동조했다는 사실. 굳이 두 사실을 비교하면, 매카시 = 정용진 디즈니 = 토리 아버지 나머지 멸공. 사태 파악 못하는 쩌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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