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 9일 오후 6시. 필리핀 수도 마닐라의 한 고급 리조트에 신분을 숨긴 십여 명의 경찰관이 숨어들었다. 한 남성을 찾기 위해서다. 리조트 주차장과 로비 등 밖으로 나가는 통로를 원천 봉쇄한 경찰관들은 로비 곳곳에서 5시간을 숨죽이며 잠복했다. 드디어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기다리던 남성이 모습을 드러냈다. 노란 옷에 흰 반바지, 파란색 가방을 들었다. 저 놈이다!경찰관들은 곧바로 다가가 신원을 확인하고 수갑을 채웠다."체포될 거예요"라는 말과 함께 경찰관이 미란다 원칙을 고지하자 남성은 당황한 낯으로"아" 외마디 신음을 냈다. 이 한국인은 46억 원을 횡령해 필리핀 으로 도주한 국민건강보험공단 재정관리팀장 최모씨. 건보공단 역사상 최대 횡령 사건의 피의자 최씨의 필리핀 도피 생활은 그렇게 막을 내렸다. 도망 1년 4개월 만이다.사건은 202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최씨의 범행은 2022년 9월이 돼서야 드러났다. 공단은 지출 내역을 점검하는 과정에서 돈이 예정대로 송금되지 않았음을 알아차렸고, 같은 달 22일 부랴부랴 최씨를 경찰에 고발했다. 그러나 이미 최씨가 돈을 가상화폐로 환전하고 휴가를 내 필리핀으로 도주한 뒤였다.사건이 접수되자 경찰은 곧바로 합동수사팀을 꾸려 최씨를 쫓았다. 해외 도피였기에 수사팀 규모도 컸다. 경찰청 국제형사기구 국제공조계, 강원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 경기남부청 인터폴추적팀, 주필리핀 한국대사관과 한국인 사건을 전담하는 코리안데스크가 참여했다. 필리핀 현지 경찰과 이민국도 협력했다.
경찰은 인터폴에 요청해 적색수배서를 발부받기도 했다. 적색수배서는 인터폴에 가입한 회원국이 공유하는 수배서로, 신병 인도가 요구되는 수배자의 소재를 특정하고 체포하는 역할을 한다. 인터폴이 발급하는 수배서는 인물 정보조회를 요청하는 청색수배서, 경고성으로 발급하는 녹색수배서와 실종자를 찾기 위한 황색수배서 등 여러 종류가 있는데 적색수배서는 이 중 가장 높은 등급에 해당한다. 수사가 지난하게 이어지던 가운데, 결정적 단서는 의외의 곳에서 발견됐다. 최씨가 현지에서 사귄 여자친구가 SNS에 게시한 사진이 단서가 됐다. 최씨에게 여자친구가 있다는 첩보를 입수한 경찰은 가짜 계정을 만들어 최씨 여자친구의 SNS를 샅샅이 뒤졌다. 그리고 지난해 말 최씨 여자친구가 올린 셀카 배경에 드러난 한 리조트의 모습을 포착, 구글맵과 대조한 뒤 최씨의 위치를 마닐라로 특정했다. 당시 사건을 담당한 경찰관은"필리핀 사람들이 SNS를 즐겨 한다는 점을 이용해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횡령사건 수배자 배달원 최씨 계좌정보 필리핀 코리안데스크 수배서 위치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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