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 가까운 거리에 있는 관객이라면 어떤 형식으로든 에릭 로메르라는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누벨바그라는 단어를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그는 감독으로도 평론가로도 위대한 족적을 남긴 인물이다. 그가 남긴 작품들은 유난스럽게도 '연작'이라는 이름으로 묶여 소개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이야기를 각각 다음 '사계절 이야기' 연작이 대표적이고, 이 영화 역시 '희극과 격언'이라는 이름으로 묶인 여섯 편의 서로 다른 이야기의 첫 번째 작품에 속한다.
영화 의 중심이 되는 인물은 프랑수아다. 그는 여자친구 안느에 대한 질투심으로 인해 의심에 휩싸인 채로 하루를 보낸다. 이른 아침 그녀의 집에서 전 남자친구인 크리스티앙과 함께 나오는 장면을 우연히 목격한 일 때문이다. 그에 대해 안느는 나름대로의 해명과 설명을 내놓지만, 이미 싹이 트기 시작한 그의 의혹을 지워내기엔 충분하지 못하다.앞서 프랑수아가 이 극의 중심에 있는 인물이라고 했지만, 조금 더 정확히 이야기하면 극을 움직이는 인물에 가깝다. 의미적으로는 안느가 극의 중심에 더 가까운데, 그녀가 극을 추동하게 하는 프랑수아의 동력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 동력이 긍정적인 형태로 발현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이 부분은 영화의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그가 어떤 감정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근원이자 영화가 멈추지 않게 만드는 장치가 된다.
그런 태도를 보이면서 정작 자신은 한 남자가 아닌 여러 사람과 자유롭게 연애하고 싶어 하는 모습은 두 번째 장치가 된다. 실제로 안느는 프랑수아를 만나는 동안에도 몇 명의 남자와 만난다. 이쯤 되면 이른 아침 크리스티앙과 함께 집을 나서는 그녀의 모습을 마주한 프랑수아가 의심을 하지 않을 수도 없다. 언제나 나중에 모두 설명해 주겠다며, 관계에 대한 의심을 하지 말고 자신의 삶을 살라는 여자의 말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쉽게 믿을 수 없게 된다.마지막 장치는 안느의 전 남자친구인 크리스티앙에게 있다. 이전의 두 가지 장치 위에서 작동하는 크리스티앙에 대한 프랑수아의 질투와 의심은 극이 세 사람의 관계에서 벗어나 루시를 개입시킬 수 있게 만들며 그 과정에서 우리가 진실이라고 믿는 현상이 과연 문자 그대로의 진실에 해당할 수 있는가에 대한 철학적 탐구가 가능하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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