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찰이 아파트 입구를 막은 승합차를 이례적으로 견인한 사실이 알려진 가운데, 이번 조치를 본보기 삼아 경찰과 행정 당국이 아파트 단지 내 통행을 방해하는 차량에 대해 더욱 적극적인 조치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8일 인천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7일 오전 5시 35분께 서구 모 아파트에서 30대 A씨가 지하 주차장 입구 앞에 차량을 세워 두고 사라졌다. A씨는 지인 명의의 승합차를 몰고 주차장으로 들어가려다 경비원이 미등록 차량이란 이유로 진입을 막자 그대로 시동을 끄고 떠난 것으로 확인됐다.이때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해 있던 경찰은 고심 끝에 견인차를 불렀고 입구를 막은 승합차를 완전히 치워버린 뒤 경찰서로 강제로 옮겨 압수했다.2018년 8월 인천 송도 아파트에서 캠리 차주가 주차 위반 경고장 부착에 반발하며 아파트 입구를 차량으로 막았을 땐 사건 발생 나흘째에 차주가 사과한 끝에야 차량을 이동할 수 있었다.지난달 대구 아파트에서도 한 입주민이 자신의 명의가 아닌 차량을 등록해주지 않는 관리사무소 방침에 앙심을 품고 이틀간 주차장 출입구를 막았다.
이처럼 경찰과 담당 구청이 쉽사리 문제 차량을 견인하지 못하는 이유는 사건 발생 장소가 사유지여서다. 도로교통법상 주차금지 구역에 차를 댈 경우 차량 이동 명령을 내릴 수 있지만, 아파트 내부 통로는 이런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 사유지라 행정 조치가 쉽지 않다.그러나 이번 인천 서구 사례는 경찰이 현장 폐쇄회로TV 영상과 관계자 진술 등을 확보하며 업무방해 혐의를 적극적으로 적용했기 때문에 신속한 이동 조치를 할 수 있었다.형법 제314조는 위력으로써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자를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경찰은 운전자와 계속 연락이 닿지 않자 긴급히 압수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차량을 견인 조치한 뒤 법원으로부터 사후 압수영장을 발부받았다.
아파트 입구를 막은 차량을 강제로 이동 조치한 것은 이번이 전국 최초 사례다. 고의로 진입로를 막아 세우는 차량에 대해 경찰과 행정 당국의 적극적인 대처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앞으로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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