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격이 시작되자 아이들의 팔에 이름과 연락처부터 적었습니다.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의 지하실 생활을 연필 한 자루로 기록한 그림책 작가를 화상으로 만났습니다.[올가 그레벤니크/작가 : 2022년 2월 24일 새벽 5시, 우리는 폭격 소리에 잠에서 깼습니다. 그때만 해도 그게 무슨 소리인 줄 몰랐어요.][올가 그레벤니크/작가 : 너무 무섭고 당혹스러워서,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아서, 딸에게 '전쟁놀이를 하는 거야' 하고 설명해 줬습니다. 그것 말고 무슨 말을 할 수 있었을까요.
][올가 그레벤니크/작가 : 옆 건물에 미사일이 떨어진 그 순간이 저희에게 결정적인 순간이 됐던 것 같아요. 지금 이 순간부터는 우리 집도, 나에게도 있을 수 있는 일이구나.]공습을 피해 달려오는 딸의 얼굴부터 임신한 여성들과 피란 가는 노인들까지 당시의 두려운 상황이 고스란히 떠오릅니다.꽃과 요정, 따뜻하고 부드러운 동화를 그리던 작가의 작품은 무채색의 거친 그림이 되어 전쟁이 그저 먼 나라의 일만이 아님을 보여줍니다.[올가 그레벤니크/작가 : 전쟁은 사람의 얼굴을 검정으로 칠해 버립니다. 남은 건 눈물 가득한 눈뿐이에요. 한국에서 여러 방법으로 전쟁 반대를 표현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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