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죽을지 모르는” 아빠 대신 아빠 역할 한 장남 현서와 여동생들. 일러스트레이션 권민지. 이태원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의 이야기를 차례로 싣습니다. 와 은 우리가 지켰어야 할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 그것이 사라진 이후 가족의 삶은 어떠한지, 유가족이 알고 싶은 진실이 무엇인지 기록할 예정입니다. 못다 한 이야기를 들려줄 유가족의 연락을 기다립니다. 전자우편 bonge@hani.co.kr 또는 독자 소통 휴대전화. 아빠는 아이가 어질게 세상을 살아가길 바랐다. ‘어질 현'에 ‘펼 서', 현서라는 이름을 지어줬다. 아빠 이호곤씨의 바람대로 현서는 너그러우면서 착하게 자랐다. 현서에게는 15살 터울인 막냇동생을 포함해 여동생 셋이 있다. “아빠가 없으니까 네가 아빠 역할을 해야 한다. 내가 오토바이를 타니까 언제 죽을지 몰라. 내가 언제 죽든지 현서 네가 동생들 잘 챙겨.” 마트에서 일하는 아빠는 퇴근한 뒤에는 오토바이 배달일을 했다.
’ 현서는 같은 반 친구인 동규와 다른 반 친구 2명과 함께 이태원에 갔다. 10월29일 밤 호곤씨는 배달일을 하다가 자정 무렵 식당에 들어갔다. 음식이 나오길 기다리며 텔레비전에서 흘러나오는 뉴스를 봤다. 이태원에서 압사 사고가 일어났다고 했다. ‘서울에서 어떻게 저런 일이 일어날까’ 생각했다. 다음날 새벽 2시께 퇴근한 호곤씨는 이상하게 잠이 오지 않았다. 새벽 4시까지 멍하니 이태원 참사 관련 텔레비전 뉴스를 지켜봤다. 10월30일 오전 9시15분. 초인종이 울렸다. 인터폰을 들고 둘째 딸이 말했다. “아빠, 경찰이라는데?” 호곤씨는 어리둥절해하며 1층으로 내려갔다. 다시 한번 오토바이 신호를 잘 지켰나 돌이켜봤다. 호곤씨에게 경찰이 물었다. “이현서씨 아버지 되십니까.” 경찰은 믿기지 않는 말을 이어서 했다. 호곤씨는 늦게 들어올 때면 현관에 놓인 아이들 신발을 확인하곤 했는데, 그날따라 하지 않은 것이 생각났다. 4층으로 뛰어올라온 아빠는 현서 방문을 벌컥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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