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여러 단위로 나누어진다는 것은 정말이지 행운이 아닐 수 없다. 시간이 그저 쭉쭉 흘러간다면 나 같은 귀차니스트는 마음을 다잡을 생각도, 새로운 계획을 세울 생각도 못 할 것이다. 다행히 시간은 하루, 한 주, 한 달 그리고 일 년이라는 단위로 구분된다. 그중 일 년이란 단위는 바뀔 때마다 나이가 많아져 그런지 자꾸 연초마다 열심히 살고 싶어 신년 계획을 세운다.
급행열차 한 대가 선로를 벗어나 산간 절벽 아래로 떨어졌다. 승객 127명 중 68명이 사망한 대형 사고였다. 그 사고가 일어난 지 두 달쯤 후, 심야에 유령 열차가 그 선로에 다닌다는 소문이 떠돌았다. 사고 현장에서 가장 가까운 역인 니시유이가하마 역의 승강장에 유령이 나타나는데, 그 유령에게 부탁하면 사고가 난 열차에 승차할 수 있다는. 유령 열차는 탈선 사고로 인해 마음에 맺힌 게 있는 사람의 눈에만 보인다. 약혼자가, 아버지가, 짝사랑 상대가, 남편이 죽어 삶이 멈춰버린 사람들이 유령 기차를 탄다. 그들은 사고로 떠나보낸 그리운 사람을 기차에서 만난다. 그러고는 하고 싶었던 말을 전하다. 고맙다고, 미안하다고, 사랑한다고. 일상에서는 다른 말들에 우선순위를 양보했던, 가장 중요했던 말을 그제야 꺼내 말한다.
죽음에 관한 한 우리는 선택권이 없다. 병에 걸려 죽을지, 사고로 죽을지, 갑자기 죽을지, 오래 병상에 있다 죽을지 모를 일이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건 모두 죽는다는 것이다. 그러니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을 때 기쁘고 즐거운 추억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 누군가는 먼저 세상을 떠날 것이고 남은 사람은 그 추억을 계속 불러와 곱씹게 될 테니 말이다.책을 다 읽은 후 마음 한 켠이 불편해졌다. 소설 속에서도 대형 참사가 일어난 후 사고조사위원회가 꾸려진다.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사람들, 자세한 설명을 피하는 사람들, 주장을 번복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어쨌든 50일 뒤 정확한 사고 경위가 밝혀지는데 그 상황과 이태원 참사가 저절로 대비되어 마음이 답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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