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거 있잖아, 그거.” 일상에서 흔히 접하지만 이름을 몰라 ‘그거’라고 부르는 사물의 이름과 역사를 소개합니다. 가장 하찮은 물건도 꽤나 떠들썩한 등장과, 야심찬 발명과, 당대를 풍미한 문화적 코드와, 간절한 필요에 의해 태어납니다. 은 그 흔적을 따라가는 대체로 즐겁고, 가끔은 지적이고, 때론 유머러스한 여정을 지향합니다. 명사. 1. 랩칼 2. 실링칼 【예문】갓 배달 온 떡볶이 위에서 랩칼이 현란하게 춤췄다. 네모반듯하게 잘린 필름이 그대로 국물에 잠겼다.
이름의 기원은 2001년 국내서 출원된 실용신안 ‘랩칼’로 보인다. 고안자는 “중화요리집 등에서 배달되는 음식물은 용기 전체를 식품 포장용 랩으로 두세 번 포장하는데, 제거하기 상당히 번거롭다”라며 “랩을 효과적으로 제거하기 위한 고안”이라고 설명한다. 모양과 소재는 지금의 랩칼과 상당히 다르지만 포장 용기 랩 제거라는 목적성, 랩을 뚫는 뾰족한 핀과 랩을 자르기 위한 칼날이 노출된 형태 등은 유사하다. 중식의 면 요리, 한식의 국물 요리, 그리고 국물과 중식이 만난 짬뽕이 배달 음식의 핵심인 덕분에 단순히 뚜껑을 덮는 정도로는 안전한 배달을 담보할 수 없다. 이에 뚜껑 대신 랩을 여러 번 싸매는 방식이 보편화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포장의 안정성에 비례해 여러 겹의 랩을 벗길 때 내용물을 흘리거나 튀는 등 포장 제거의 난도도 높아졌다. 뜨거운 음식의 열기가 식는 과정에서 랩이 표면에 달라붙는 점도 짜증을 유발했다. 커다란 주방용 칼이나 사무용 가위·커터칼을 쓸 수도 있었겠지만, 위생과 안전 면에서 적당하지 않다.
너른 시각으로 본다면 ‘배달의 역사’는 더 길어진다. 1768년 조선시대 실학자 황윤석은 “과거시험을 본 다음 날 점심에 일행과 함께 냉면을 시켜 먹었다”라는 내용의 일기를 남겼다. 조선 말기 문신 이유원도 ‘임하필기’에 “순조 임금이 달구경을 하다 군직에게 명하여 냉면을 사 오라고 시키셨다”라는 기록을 남겼다. 해장국의 일종인 효종갱을 솜에 싸서 도성 안으로 보냈다는 기록도 있지만 이를 배달 음식으로 봐야 할 지에 대한 해석은 분분하다. 1910년대 후반 이후 중국인 쿨리들이 혼란한 중국 내부 정세를 피해 본토를 떠나 인천항으로 유입, 한국 땅에 정착하게 됐다. 중국인 막노동자들이 선창에서 손쉽게 때우던 끼니가 짜장면의 원조 격이라 할 수 있는 산둥 지방의 작장면이었다.
거기에 더해 2020년 코로나 확산에 외식 자리를 꿰찬 비대면 배달 음식 시장은 더욱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2017년 2조7326억원에 불과했던 온라인 음식 거래액은 2022년 26조5940억원으로 늘었다. 같은 해 배달원 취업자 수도 45만명에 달하기도 했다. 초대 냉면과 설렁탕의 명성을 이어 짜장면, 치킨과 피자를 거쳐 배민·쿠팡이츠·요기요 등 배달 플랫폼에 이르는 거대한 산업이 완성된 것이다. 엔데믹 이후 배달 시장의 성장세는 다소 꺾였지만 말이다.
대한민국 최근 뉴스, 대한민국 헤드 라인
Similar News:다른 뉴스 소스에서 수집한 이와 유사한 뉴스 기사를 읽을 수도 있습니다.
출처: maekyungsns - 🏆 15. / 51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출처: maekyungsns - 🏆 15. / 51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출처: maekyungsns - 🏆 15. / 51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출처: kyunghyang - 🏆 14. / 51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출처: maekyungsns - 🏆 15. / 51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출처: joongangilbo - 🏆 11. / 53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