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감이 썩 좋진 않지만, 훈육도 엄연히 교육 행위의 하나다. 둘을 동의어로 보는 교사가 대부분이다. 심지어 훈육으로서의 체벌을 교육의 필요악이라고 잘라 말하는 경우도 여전히 많다. 공동체 생활을 통해 천둥벌거숭이 아이들에게 타인을 배려하고 규범을 지키도록 훈련하는 게 학교 교육의 고갱이라고 여겨서다.
대개 초등학교 교실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지만, 고등학교라고 딱히 나을 건 없다. 한두 해 후면 투표권까지 갖게 되는 '준 성인'이지만, 내용만 약간 다를 뿐 학부모들의 불만을 토로하는 항의 전화는 끊이지 않는다. 아이가 직접 담임교사를 찾아가 묻고 해결할 만한 사안이어도 학부모는 막무가내다. 믿기지 않겠지만, 고등학교의 실태를 몇 가지만 소개한다. 아이가 아침 등굣길 몸 상태가 좋지 않았는데 지금은 어떤지, 약은 챙겨갔는지 물어봐 달라는 주문도 빈번하다. 아이가 말하지 않아도 점심시간에 조퇴시켜달라고 미리 부탁하기도 한다. 담임교사를 경유하는 건, 수업 중 휴대전화 사용을 제한하기 위해 걷었다가 하굣길에 나눠주는 규정 때문이지만, 만약 그조차 없다면 종일 아이들의 휴대전화가 울릴 것만 같다.아이의 삶을 학부모가 평생 대신 살아줄 것처럼 행동하는 요지경 속이다. 고등학생 정도 되면 부모의 지나친 간섭이라며 반감을 드러낼 법도 한데, 아이들은 늘 순한 양이 된다. 되레 부모로부터 전해 들은 이야기를 핑계 삼아 교사의 지시에 불응하는 경우마저 있다. 부모의 등 뒤에 숨어 자신의 잘못을 용서받는 '전략'은 언제나 유효하다.
아동 학대 혐의로 고소당하는 상황에까지 이르지 않더라도 학부모의 항의 전화에 시달리다 보면, 교사로서 교육적 소신마저 꺾이게 된다. 초임 시절 기꺼이 '바위에 부딪히는 계란'이 되겠다던 의지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자기합리화'에 몰두하게 되는 것이다. 교무실엔 '열심히 하면 책임질 일만 늘어난다'거나 '몸 바치면 자기만 손해'라는 말이 버젓이 횡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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