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스승의 날이 다가오면 나는 6년 전, 첫 발령지였던 고등학교에서 있었던 스쿨미투 사건을 떠올린다. 그 사건은 내게 학교, 학생, 교사에 관한 근본적인 고민을 하게 했다. 꽤 시간이 지났지만, 어떤 해에는 책임감으로, 또 다른 해에는 자연스럽게 일주일 남짓했던 그 시간을 돌아보게 된다.
인정받는 기쁨에 젖어있던 그해 가을의 어느 월요일, 교무실 복도에는 '대자보'가 붙었다. '고발합니다'라고 적힌 대자보 주변에는 양팔을 벌려도 가려지지 않을 만큼 많은 포스트잇이 붙어 흔들리고 있었고 그 앞에는 포스트잇만큼 많은 수의 학생과 교사들이 몰려있었다."OO 선생님. 제가 뛸 때마다 남학생들이 자꾸 기분 나쁘게 쳐다보고 소리 지른다고 했을 때, '니가 예쁘고 몸매가 좋아서 그런 거니 이해하라'고 하셨던 거 기억나세요? 정식으로 처벌하고 사과해 주세요.""응원합니다. 이 포스트잇 떼면 경찰에 신고합니다."그날 교직원 회의에서 교감 선생님은 사태를 파악하고 대응 방안을 정할 때까지 입조심을 당부했고, 뒤이어 마이크를 잡은 학생복지부 부장 선생님은 CCTV만 돌려보면 대자보 붙인 학생을 잡을 수 있으니 걱정할 필요 없다는 말을 했다.'민샘. 거기 내 이름도 있더라고.
그러는 사이 스쿨미투를 주도한 여학생은 이름을 밝힐 용기도 없다는 말에 대항하기 위해, 대자보와 포스트잇을 일단 떼려는 학교에 맞서기 위해 자신을 드러내고 복도에 당당히 서서 대자보를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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