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는 때때로 한계를 드러낸다. 51%의 득표율로 당선돼도 모든 것을 가져가고, 승리했다는 자부심이 오만으로 변질되기도 한다."성공은 능력 만이 아닌, 행운이 작용한 결과다. 이것을 인정하는 '승자의 겸손'이 필요한 때다"라는 마이클 샌델 미국 하버드대 교수의 제언을 귀담아들어야 하는 이유다.
『정의란 무엇인가』의 저자로 유명한 샌델 교수가 지난 5일 미국 하버드대 톰슨홀에서 김선욱 숭실대 철학과 교수와 만나 '민주주의의 위기와 시민의 역할'을 주제로 대담을 가졌다. 김 교수는 『정의란 무엇인가』를 비롯해 샌델의 최신작『당신이 모르는 민주주의』까지 국내에 출간된 샌델의 모든 저서를 감수하고 해제를 쓴 철학자다. 이 자리에서 샌델은 "능력주의를 맹신하는 사회에서 승자는 성공을 자기 노력의 결과로만 여기고 패자는 실패를 자신의 탓으로 돌린다. 승자는 오만해지고 패자는 굴욕을 당연시하게 된다"며"이런 분위기가 양극화를 부추기고 대중의 분노를 키운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대중의 분노를 이용하는데 탁월했지만, 민주주의는 악화시켰다"고 지적한 샌델은 "민주주의가 위기에서 벗어나려면 시민이 삶을 스스로 결정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해야 하고, 정치인은 다양한 의견을 취합해 정책으로 만들어내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대담 전문. 김 교수가 묻고, 샌델이 답했다.최근에 『당신이 모르는 민주주의』를 출간했는데 어떤 내용을 담고 있나. "오늘날 정치는 숙고는 빠진 채 절차의 공정성만 중요시하거나, 양극화된 정치적 입장을 가진 정치가들의 말싸움 자리로 변질됐다. 그 중요한 원인 중 하나가 지난 수십년 간 우리를 지배한 능력주의 문화다. 그 결과 경제적 양극화와 불평등을 마주하게 됐다. 이 때문에 민주주의는 크게 약화됐고, 민주적 제도는 위기에 빠졌다. 책에서 이런 현상의 원인과 해결책을 다뤘다." 능력주의가 왜 문제인가.
이것은 '자유란 무엇인가' 라는 근본적인 철학적 문제와 연결되어 있는 것 같다. 참된 자유란 무엇인가. "우리는 선택의 자유와 자기의 이익을 추구할 자유를 가진다면 자유로운 존재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미국의 전통에서는 시민적 공화주의 자유 개념이 더 지배적이었다. 시민이 자신의 삶을 스스로 결정하도록 결정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때 자유롭다는 것이다. 자유는 자치와 직결된다. 미국이 추구한 민주주의가 본래 이런 것이다." 이런 의미의 민주주의는 무엇이 다른가. "시민들은 공공의 사안에 대해 함께 숙고하고 공동선을 추구하게 된다. 타운홀 미팅이 그런 사례다. 모두 평등한 주체로서 그런 역할을 잘 감당하는 것이 시민의 덕목이다. 정치에서 시민의 토론과 대화, 공동선에 대한 고민이 중요한 요소다. 이것이 민주주의를 살리는 길이다." 오늘날의 정치 문화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시민들은 지금 무력감에 빠져있다.
대중의 분노의 배경에 정치 엘리트들의 역할이 있다는 얘기인데, 전문가들이 주요 정책 결정을 주도하는 건 전문성이 강조되는 현실에 부합하지 않나. "전문성이 중요하다는 것과 전문가가 정치적 지배력을 가져야 한다는 것은 별개의 이야기다. 정부에 전문가가 있고 전문성을 잘 활용해야 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 환경, 팬데믹, 정보기술 등의 사안을 다루려면 전문가의 의견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정치가는 전문가 만을 따라가면 안된다. 예를 들어 팬데믹 때문에 언제 학교 문을 열고 닫을지의 결정은 공동선을 염두에 두고 내려야 하는 정치적 결정이다. 보건 전문가의 자문이 필수이지만, 그 결정을 전문가가 내려야 한다는 것은 기술관료제의 환상이다. 여기에서 필요한 것은 정치가의 책임있는 판단력이다." 그렇다면 정치가의 역할이나 자질은 무엇일까. "정치가는 시민들, 특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의 말을 공감을 갖고 경청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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