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제표로 읽는 회사 이야기 ETF는 주식시장에 상장돼 일반적 펀드와 달리 실시간 매매가 가능하다는 큰 장점이 있어 큰 인기를 얻었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모습. REUTERS바야흐로 미국 ETF 전성시대다. 다양한 미국 ETF가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의 통계에 따르면 2023년 상반기 국내 투자자의 국외주식 투자 상위 10종목 중 ETF가 4종목이나 된다. ETF는 시장 지수들을 추적하는 펀드이면서 거래소에 상장된 상품이다. 대표적인 미국 ETF에는 ‘QQQ’가 있다. 미국 자산운용사 인베스코에서 만든 ETF로 나스닥지수를 추종한다. QQQ는 나스닥지수에 포함된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주식을 각 회사가 나스닥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에 따라 보유한다.
그러나 이 ‘세 배 상품’들의 수익률을 살펴보면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 세 배라는 말이 무색하게 TQQQ의 수익률이 나스닥지수의 세 배에 꽤 미달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최근 1년 수익률은 나스닥지수보다 낮다. 왜 이런 문제가 생기는지 펀드의 재무제표 등을 통해 살펴본다.ETF에도 재무제표가 있다. 공식 외부감사를 받은 재무제표는 아니지만, 증권 관련 법령에 따라 운용사는 ETF의 자산 명세를 매일 공개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ETF에 어떤 자산이 담겼는지 알 수 있고 어떤 전략을 구사하는지 유추할 수 있다. TQQQ 발행사인 프로셰어즈가 공개하는 명세서를 살펴보면 궁금증이 떠오른다. TQQQ가 보유한 주식이 전체 자산의 40% 정도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나머지는 대부분 미국 정부의 단기채이다. 세 배를 주는 상품인데 주식 보유 비중이 전체 자산의 반도 안 된다.
여기서 문제는 스와프 비용이다. 프로셰어즈는 스와프 상대방으로부터 매일 세 배 수익을 정산받는 대신 스와프 비용을 지급한다. 그런데 이 스와프 비용이 꽤 크다. 일반적으로 스와프 비용은 시장금리에 프리미엄을 더해 계산한다. 최근 미국 국채 금리가 5%에 육박해 스와프 비용이 연 10% 넘는다고 추정할 수 있다. 지수의 상승이나 하락과 관계없이 연 10%씩 수수료로 빠져나가는 것이다. 프로셰어즈가 가져가는 연간 펀드 보수는 1% 수준인데, 이 보수의 10배가 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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