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도 카키모리에서 나온 펜촉을 샀다. 잉크를 찍어서 쓰는 딥펜 펜촉인데 특이하게도 작은 총알처럼 생겼고 가는 홈이 파여서 거기서 잉크가 흘러나온다. 언듯 보면 도저히 그림을 그릴 수 없을 것 같은데 막상 써보니까 섬세한 표현도 가능하고 굵기를 달리하면서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쓰면 쓸수록 손에 착착 달라붙는 게 드디어 내가 찾던 보검을 찾은 것 같다. 펜촉 하나에 5만 원이면 비싼 건데도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우리 조상님들도 글씨를 쓰거나 그림을 그릴 때 가장 중요한 도구인 지필묵연 즉 종이, 붓, 먹, 벼루를 문방사우라고 하여 애지중지하셨다. 도구를 의인화하여 친구라고 말한다는 자체가 그 도구를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말해준다. 현대의 어반스케쳐들도 문방사우에 해당하는 화구들을 사용하고 있는데, 붓은 펜, 먹은 물감, 벼루는 팔레트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고 화선지는 수채화 종이가 되었다. 조선 최고의 에세이스트이자 실학자였던 이덕무는 붓 무덤 곁에 파초를 심어 붓의 혼을 달랬다는 기록이 있다. 조선 시대에 파초는 남방에서 수입한 화초로 기르기가 매우 까다로워서 부를 과시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었다. 당시로는 제대로 플렉스를 한 것이니, 요즘으로 치면 자신이 쓰던 만년필이 못쓰게 되자 명품 가방에 넣어서 묻어주는 것과 같다. 2019년에 출간된 는 이덕무의 글을 번역한 책이다.저렴한 펜도 무방하다는 사람들도 이구동성으로 종이만은 좋은 것을 써야 한다고 한다. 펜 그림이나 색연필 그림은 종이 품질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하지만 물을 많이 사용하는 수채화의 경우에는 종이가 매우 중요하고 품질이 나쁜 종이로는 좋은 그림을 그릴 수 없다. 20매짜리 수채화 종이 몇 권 주문하면 10만 원이 훌쩍 넘어간다. 조심해서 아껴 써야 한다.
수채화 종이는 물을 머금을 수 있게 표면에 울퉁불퉁한 요철이 있는데 그 요철의 상태에 따라서 분류하기도 한다. 종이를 만들 때 프레스로 누르게 되는데 뜨거운 상태에서 프레스로 누른 종이를 '핫 프레스트'라고 하는데 입자가 작고 섬세해서 세밀한 그림을 그릴 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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