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피디들 “윤여정은 촌철살인 유머와 모험정신 가득한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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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역을 따지지 않던 '생계형 배우'였던 그는 환갑을 넘기면서 '좋아하는 사람들 영화는 돈을 주지 않아도 출연한다'고 삶의 태도를 바꿨고, 이런 태도는 교포 2세들이 만드는 작은 영화 미나리 출연으로 이어졌다. 그의 오스카상 본상 후보 지명은 우연이나 행운이 아니다.

‘장수상회’ 강제규-“후배 꾸짖어도 뒤끝은 없어”윤여정 “교포2세 영화 참여 보람…모든 것에 감사” 배우 윤여정. 후크엔터테인먼트 제공 “매니저는 울었지만 나는 울지 않았다. 매니저와 둘이서만 자축하려 하는데, 매니저는 술을 못 해서 나 혼자 마셔야겠다. 매니저는 내가 술 마시는 걸 구경만 할 거다.” 윤여정답게 솔직하고 유쾌한 소감이다. 그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 애플티브이플러스 드라마 촬영차 방문한 캐나다에서 15일 한국으로 돌아온 지 한시간 만에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 지명 소식을 접했다. 그리고 이런 소감을 남겼다고 통신이 전했다. 윤여정은 감정을 겉으로 잘 드러내지 않는다. 대신 툭툭 던지는 촌철살인의 말로 상대를 무장해제시키고 웃게 만든다. 과거엔 다소 까칠하고 도회적인 이미지가 강했지만, 나영석 피디의 예능프로그램 등을 통해 정감 있고 유머 넘치는 면모가 알려지면서 젊은층에도 친숙한 이미지로 바뀌었다. 영화 스틸컷.

후배 연기자가 늦거나 실수할 땐 따끔하게 꾸짖기도 하지만, 뒤끝 없이 툭 털어낸다”고 전했다. 1980년대 중반 가수 조영남과 이혼한 뒤 생계를 위해 연기를 다시 시작한 윤여정은 훗날 인터뷰에서 “살아가기 위해 목숨 걸고 연기했다. 아이를 키워내야 해 말도 안 되게 죽는 역할, 막장극도 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하지만 자식 키우는 일에서 해방된 60살 이후에는 좋아하는 사람들과 하고 싶은 작품만 골라 출연하고 있다. 임상수, 이재용, 홍상수 등 한번 인연을 맺은 감독과 계속 작업하는 경향이 짙다. 영화 스틸컷. 씨지브이아트하우스 제공 이재용 감독의 에서 노인을 상대로 성을 파는 ‘박카스 할머니’를 연기한 것도 그래서다. 이 감독은 평소 윤여정과 대화를 나누며 나이듦과 죽음에 대해 곱씹으며 영화를 구상했다. 파격적인 주제에다 저예산 영화여서 망설일 법도 했지만, 윤여정은 감독을 믿고 또 한번 도전에 나섰다. 그 결과 국내외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는 성과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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