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째 자립준비청년의 멘토로 활동하는 이성아씨가 청년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말이다."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는 방법을 제대로 배우지 못했기 때문에 나오는 의례적인 대답"이라고 설명했다. 이씨는"무엇인가를 적극적으로 요구하거나 도전해서 성취해본 경험이 부족한 탓에 포기와 체념을 습관처럼 지닌 채 보육원을 졸업하는 친구들이 많다"며"고깃집에서 밥을 먹을 때 '콜라 하나 시켜주세요' 같은 단순한 의사표시를 하는데도 몇 개월씩 걸리기도 한다"고 전했다.
보육원 출신 청년들은 기자에게 “문제를 제기해도 바뀌지 않으니 단념하게 된다""자꾸 포기하게 되니 무력감에 빠진다"고 털어놨다. 보육원에서 자란 엄지은씨는 며"보육 시설에서 살 때 언니들한테 맞은 적이 있었는데 선생님께 얘기해도 시정되지 않았다. 그러려니 하며 지내는 게 몸에 배게 됐다"고 했다. 자립청년에 대한 지원이 금전적 보조에만 머물러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경제적 지원은 확대를 거듭해 왔다. 보육원 졸업 때 지급되는 정착금은 올해부터 800만에서 1000만원으로 늘었고, 5년간 지급되는 자립수당도 월 35만에서 40만원으로 인상됐다. 17년 동안 보육원 생활을 했던 김성민씨는"미래의 행복을 좇는데 경제적 지원은 큰 힘"이라며"하지만 돈으로 풀 수 없는 심리적 고통과 불안이 자립청년들을 극단으로 모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상처→무력감→생활고 악순환 보호대상아동을 거쳐 보육원 졸업했지만 수도권의 정모씨 보육원 직원은 “진로에 관심이 없어 선생님이 정해주고, 지원금을 받기 위한 자기소개서는 몇 번을 닦달해도 써오지 않는 경우를 자주 본다”며 안타까워했다.부모로부터 버림받았다는 마음의 상처가 첫번째 원인이다. 보육원 출신의 한 청년은 “보호대상아동 시절부터 ‘부모에게서 버려졌다’라는 버림받음의 상처와 충격이 워낙 큰 탓에 자립청년이 돼서도 좀처럼 회복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자립청년 허진이씨는 “보호아동과 자립청년들이 자포자기하는 상황까지 가지 않도록 사회가 적극 개입해야 한다”며 “마음을 돌보는 정서 치료가 한 방법”이라고 했다.
부모로부터 학대받은 경험이 자립 동기를 위축하는 두 번째 원인이다. 보육원에 입소하는 어린이 중 학대 피해 비율이 높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부모 학대로 보호조치아동이 되는 비율은 매년 증가해 2021년 전체의 48.3%를 차지했다. 정익중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튼튼한 마음은 자립과 동시에 갑자기 생기지 않는다. 보호대상아동일 때부터 치유를 시작해야 한다”고 짚었다."보육원 졸업 전 심리 치료 필요" 최근 보육원들은 심리 치료에 힘쓰고 있다. 수도권의 한 보육원은 오케스트라를 운영하며 아이들이 피아노·바이올린·비올라 등 1인 1악기를 연주할 수 있도록 한다. 가정 폭력 피해를 경험한 윤정민군은 “비올라 소리는 높지도 낮지도 않아 예쁘다”며 “불안할 때 손톱을 뜯는 습관이 악기를 연주하면서 사라졌다”고 말했다. 7년째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유지은양은 “힘든 때 바이올린을 켜면 슬픈 마음이 풀어진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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