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 17년차다. 그게 뭐라고 해외여행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살았다. 바쁘게 살다보니 동갑내기인 우리 부부도 어느새 환갑이 내년이다. 아이들이 내년에 해외지인 방문을 보내주겠단다. 아! 여권이 어디 있더라? 여권을 써본 지가 10년이 넘었으니 이제 찾아본들 쓸모 없겠다 싶었다.
하는 일이 도시락을 만들어 파는 일이다 보니 매일 두건을 쓰게 된다. 편해서 몰랐는데 어느새 귀밑에서 애써 자라고 있는 흰머리도 보이고, 푹 눌린 정수리도 보기 싫었다. '사진 찍기 전에 염색이라도 해야 겠다' 생각하니 '무슨 옷을 입고 찍지?'가 또다시 올라왔다. 여권사진 찍는데 뭐 이리 걸리는 게 많은지, 한편 살짝 우스운 마음이 들었다. 일 끝나고 나가려니 시간이 여의치 않아 쉬는 주말에 날을 잡았다. 사진관이 예전만큼 흔하지가 않다. 아이들 네컷사진방은 곳곳에 있었지만 패스~. 마침 이름이 '증명사진 여권사진 잘 찍는 사진관'인 곳이 눈에 들었다. 집에서 차로 20분 거리였지만 개의치 않았다.토요일 오후 사진관에 들어서니 한산하다. 잘 찍는 사진관에 왔는데 왜 사람이 없을까 하던 차에 사진사로 보이는 이가 조금 전까지 졸았을 법한 눈으로 인사를 한다. 그는 나의 살짝 흥분된 기분을 맞추지 못한 채 서둘러 카메라를 들이대면서 외운 듯 말했다.약장사에 홀린 듯 그의 연출에 따라 사진을 찍었다. '눈 좀 크게 뜰 걸' 하는 아쉬움이 사라지기도 전에 사진을 건네 받았다. 그 순간 나도 모르게 소리쳤다."여권사진은 예쁘게 나오는 게 아니라고 말씀 드렸잖아요. 외국에서 테러범 잡을 때 목적으로 찍는 사진이라."나는 앞머리가 생명인데, 망쳤다. 귀 뒤로 넘긴 머리 밑동도 흰색이 살짝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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