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충권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당선인은 4·10 총선 유일의 탈북민 당선인 이다. 북한에서 엘리트만 갈 수 있는 국방종합대에 입학해 탄탄대로를 걷다 탈북한 뒤 서울대 공학박사와 대기업 연구원을 거쳐 국회에 입성했다. 북한 인권단체의 선전물이나 한국 드라마를 한 번도 본 적 없이, 자생적인 사고 끝에 단신 탈북한 점에서 삶의 궤적이 남다르다.엘리트 꽃길 대신 탈북을 결심한 동기가 궁금합니다.“국방대 3학년인 2005년 학생 간부가 됐어요. 소속 중대 80명의 사상교육을 지휘하는 요직이죠. 이 자리에 오르면 학내 보위부 지도원의 지도를 받는데, 이때 북 체제에 처음 의심을 품게 됐어요. 간부가 되자 지도원이 방으로 저를 불렀는데 시뻘건 글씨로 ‘우리의 생명’이라 적힌 액자가 붙어있는 등 분위기가 살벌했어요. ‘생명’이란 김일성 왕조를 뜻합니다. 지도원이 ‘네 중대 김○○ 학생을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어요.
체제에 회의를 품게 한 계기가 이어진 건가요.“그렇죠. 국방대에서 사상교육용 ‘노작’ 수업을 하는데, 김정일이 썼다는 ‘사회주의는 과학이다’ 논문을 공부해요. ‘사회주의는 전체주의·행정명령식·병영식’이란 서방의 비판을 반박하는 내용인데 읽어보니 ‘그 비판이 맞네’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사람은 생각이 다 다른데 왜 유일사상을 강요하냐는 의심이 이어졌죠. 북한 당국은 또 남한의 ‘광우병 쇠고기’ 시위 소식을 전하면서 이명박 정부를 비난했어요. 그런데 저는 ‘남조선은 반정부 시위를 할 수 있고, 우리라면 앞뒤 안 가리고 먹을 미국산 쇠고기도 거부할 만큼 삶의 수준이 다른 나라네’란 생각이 들었죠. 북한은 배급 수준이 최고인 국방대 학생들조차 배고픔을 달고 살아요. 단백질은 한주에 두 번, 비지국·순두붓국이 전부고 고기는 명절에만 줘요. 인간의 바닥을 경험하죠. 이런 가운데 탈북을 결단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생깁니다.” 그 계기가 뭡니까.
대한민국에는 어떻게 들어왔습니까.“북한 사람으로 보이면 안 되니 중국 옷으로 갈아입은 뒤 인천행 크루즈가 운항하는 단둥까지 트럭으로 하루 넘게 달려 도착했어요. 마중 나온 한국인 브로커가 푸른색 대한민국 여권을 주더군요. 진짜 여권인데 다른 사람, 어떤 한국 여성의 여권이더라고요. 놀란 내 얼굴을 본 브로커가 ‘통과시켜주니 당당하게 내밀라’고 해요. 출국 게이트에서 중국 공안에 여권을 건네니 정말 얼굴도 안 보고 도장 쾅! 찍어 보내주더라고요. 한시름 놓고 오후 4시쯤 배를 탔지만, 배가 북한 바다를 빠져나가는 자정까지는 긴장의 연속이었습니다. 이튿날 아침 배가 인천항에 도착하자 브로커가 ‘경찰이 보이면 북에서 왔다고 하라’고 해요. 입국장에 들어가니 경관 2명이 있더군요. ‘북에서 왔습니다’고 하니 놀란 표정을 짓다 국정원 직원에 인계하더군요. 6일간 조사받았습니다. 북한 국방대에서 개발 중인 탄도미사일 현황과 미사일 관제 센터 위치 등 의미 있는 정보를 알려줬죠.
대한민국의 품에 안긴 뒤 청년 과학기술자가 됐는데요.“서울대 화학과 한 교수님의 도움으로 공대 인턴 하다가, 대학원에서 재료공학 박사 학위를 땄습니다. 북한 국방대랑 수준차가 컸지만 밤잠을 줄여가며 공부한 끝에 1년 만에 수업을 따라잡았죠. 박사 딴 뒤에 현대제철 상무님을 만났는데 절 좋게 보셨는지 입사를 권유해 책임연구원으로 7년간 일했습니다. 자동차 변속기·기어 부품 개발 등 보람 있는 일을 했죠.” 국회의원이 된 경위는요.“지난해 12월 국민의힘에서 ‘인재로 영입됐다’는 전화가 왔어요. 한참 고민하다 전 정부 시절 유화 일변도 대북 정책으로 약화된 나라 안보를 살리려면 국회에서 일해야 한다고 판단해 응낙했습니다. 의원 임기가 시작되면 1호 법안으로 이공계 지원 특별법 개정안을 낼 생각입니다.” 우리 정치권엔 탈북자를 ‘배신자’라 부르는 이들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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