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작은 천막이 서울도서관 앞에 생겼다. 희생자들의 사진이 놓이고 꽃과 향로가 놓였다. 어떤 날은 우는 사람들이 있었고, 어떤 날은 종교단체가 와서 기도를 했고 또 다른 날에는 언론사가 왔다. 분향소 사람들을 손가락질하며 비난하는 시위단체도 있었고, 응원하며 위로를 전하는 단체도 있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분향소에는 사람들이 있었다.
2014년부터 약 4년 동안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은 정치적으로 편향되었다는 비난까지 받으며 불법 천막에서 진상규명을 외쳤다. 2019년 서울시에서 간이 나무집을 지어 기억의 공간을 작게나마 만들자 천막 분향소는 유가족들에 의해 자진철거 되었다. 광화문 광장 공사 이후 기억 공간은 서울시의회 옆 조용한 구석으로 이사를 했다. 광화문 광장은 화려한 무대가 하루가 멀다 하고 설치되는 축제의 공간으로 바뀌었고 우리의 슬픔은 사람들의 눈길이 닿지 않는 곳으로 옮겨졌다. 9년이 지난 세월호 참사도 아직 정리된 것이 없는데 이태원 참사는 이제 겨우 1년이 지났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배웠는데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국민에 대한 배려와 존중이 변상금보다는 아래에 있다는 사실이 견디기 힘들다.
가장 비싸고 번화한 장소에 재난 박물관이 들어섰으면 한다. 시대의 슬픔을 사회의 역사에 공식적으로 편입시켜 누구나 되새길 수 있도록 말이다. 사람이 돈이나 땅보다 더 귀하다는 것을 모든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터득할 수 있도록. 전반적인 시스템 자체가 마비된 사회에 살고 있다는 것을 아무도 인정하고 싶지 않을 것 같아요.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 인정이 필요한 것도 같아요. 내가 사는 사회가 전혀 안전하지 않고 정의롭지 않은 사회라는 걸 인정해야만 우리가 함께할 수 있을 테니까요. "사회 곳곳에서 성실하게 살고 있었던 159명의 내외국인들이 겪은 10.29 이태원 참사는 부처님 오신 날에 인사동에서 일어날 수도 있는 일이었다. 12월 31일의 종각역, 5월 5일의 놀이동산, 8월 15일의 독립공원 등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장소라면 어디든 일어날 수 있는 참사였지만 내가 운이 좋아서 피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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