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탈자. 법학전문대학원 졸업 후 5년 내 5회 안에 변호사시험에 합격하지 못한 사람들을 묶어 부르는 말입니다. 이들은 앞으로 영원히 변호사 시험에 응시할 수 없습니다. 이들은 무슨 사정으로 5년의 시험에서 계속 고배를 마셔야만 했을까요. ‘오탈’들의 지나간 시계태엽을 되감아 봤습니다. A씨: 제 인생은 무탈한 편이었습니다. 서울대 법대를 나와 사법고시를 준비하던 도중 우연히 교육 분야에서 꽤 좋은 일자리를 얻게 됐지요. 한동안 잊고 있던 법조인의 꿈이 다시 마음을 흔든 건 로스쿨 제도가 들어오면서입니다. 이미 마흔 살이었고 가정도 있었지만 괜찮다고 생각했습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경험을 쌓은 법조인을 배출한다는 게 원래 로스쿨의 취지였으니까요.2011년 로스쿨 입학 후 6개월만에 불행이 덮쳤습니다. 둘째 아들이 태어나자마자 숨을 못 쉬는 겁니다. 심장에 문제가 있다고 하더군요. 보름 동안 죽음의 경계를 넘나든 끝에 간신히 생명은 살렸지만 그걸로 끝이 아니었습니다.
탁지혜씨: 떨어지고 나서야 깨달았습니다. 제 공부법이 잘못됐었다는 걸. 연세대 법대 졸업 후 부산대 로스쿨에 들어갔습니다. 모의고사 점수가 상위권이었기 때문에 처음 떨어졌을 때는 꽤나 충격을 받았어요. 그래도 결국엔 합격할 거라고 믿고 계속했는데, 졸업 이후부터 스텝이 꼬였던 것 같습니다. 혼자 고립돼서 공부를 하다보니 아무 정보를 얻을 수 없었어요.저는 약한 과목은 기초부터 다져야 하는 스타일인데, 무조건 5년 안에 합격해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히다 보니 급한 마음에 ‘땜질’ 식으로 공부를 했습니다. 마지막 시험 때가 되어서야 이판사판이란 생각에 원래 내 식대로 공부를 했는데, 오히려 성적이 오르더군요. 이미 때는 늦었죠.공부에도 다 각자의 리듬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오탈제는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에게만 유리하게 만들어진 측면이 있다고 봐요. 졸업하고 시험을 볼 수록 각종 정보로부터 멀어지고 생업의 압박은 더욱 심해지거든요.
법조계에선 서로 다른 해결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로스쿨 단체는 변호사도 절대평가를 바탕으로 한 자격시험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막대한 교육 비용과 시간을 투입하는만큼 의사나 교사 자격증 시험처럼 일정 수준의 합격을 보장해줘야 한다는 논리입니다. 반면 대한변협 측은 지금도 시장 포화 상태인데 변호사 수를 더욱 늘리면 안 된다고 말합니다. 오히려 경쟁력이 떨어지는 로스쿨을 통폐합하면 자연스레 변시 낭인 문제도 해결될 거라는 겁니다. 실력이 떨어지는 변호사들을 무작정 배출하고 나면 그 피해는 의뢰인들에게 돌아갈 거라는 반론도 나옵니다.각종 이해관계는 엇갈리는데 법무부는 “해결책을 강구하겠다”는 입장만 반복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26일 제 8회 변호사시험 합격자가 발표됩니다. 응시생 3617명 중 절반은 변호사로, 일부는 변시 낭인으로, 나머지는 ‘오탈’의 대열로 들어서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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