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카페에서 올린 공지문에 나오는 '심심한 사과'에 대한 누리꾼들의 반응이 '문해력'에 관한 새롭지 않은 논란을 일으켰다."마음의 표현 정도가 매우 깊고 간절하다"라는 뜻으로 쓴 '심심하다'가"하는 일이 없어 지루하고 재미가 없다"라는 뜻의 고유어 '심심하다'로 읽히면서 세대 간 소통의 문제를 고스란히 드러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무운을 빈다'에서 '무운'이"전쟁 따위에서 이기고 지는 운수"라는 뜻인 줄 모르고"운이 없다"라는 '무운'으로 전달한 기자의 방송사고도 있었으니 더는 보탤 게 없을 지경이다. 비슷한 사례가 나타날 때마다 '문해력'이 소환되지만, 정작 그게 '문해력'의 범주에서 바라보아야 하는지는 망설여지는 대목이 많다.
경제협력개발기구에서는 문해력을"일상적인 활동이나 가정, 일터 및 지역사회에서 문서화 된 정보를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정의한다. 광복 직후 78%에 이르렀던 12세 이상 인구의 문맹률은 2021년 현재 18세 이상 인구의 비문해율 4.5%로 떨어졌으니 그야말로 격세지감이 있다. 그런데 나이가 많아질수록 중장년 특히 노년층의 문해력은 세계 최하위 수준으로 떨어진다고 한다. 교육부의 제3차 성인 문해 능력 조사 결과에서 '일상생활에 필요한 충분한 문해력을 갖춘 수준' 이하는 50대는 17.2%지만, 60대는 35.6%, 70대는 58.9%, 80대 이상은 77.1%로 가파르게 오른다. 이는 OECD에서 회원국 노동 인력의 질을 평가하기 위해 실시한 문장 독해력 조사에서도 드러났다.
'글로 쓰는 문장이 입으로 말하는 언어와 일치되는 현상'이 언문일치다. 우리 말글의 언문일치는 교과서의 한글 전용과 1980년대의 일간지의 한글화를 통해 한글이 주류 통용 문자의 지위를 얻게 되면서 비로소 그 형식과 내용을 제대로 갖추어 낼 수 있었다. 그리하여 지금 우리는 입말과 글말이 특별히 다르지 않은 시대를 살고 있다.그러나 일상생활 속에 문어의 흔적은 여전히 남아 있다. '설을 쇰'을 뜻하는 '과세', 고리타분한 공문서에 흔히 쓰이던 '상기', '타', '살피어 앎'을 가리키는 '양지하다', '해량·혜량' 같은 말이 그것이다. 이런 말들은 실제 말보다는 글에서 주로 쓰이는 어휘로, '심심하다'도 마찬가지다.
젊은이들은 말뜻을 잘못 새길 뿐 아니라 맞춤법에 어긋난 표현도 곧잘 쓴다. 그런데 이를 두고 한자를 몰라서 생긴 일이라고 하면서 한자를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이를 한자 교육의 부족으로 보는 것은 단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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