굽이치는 지리산 자락의 화엄사 각황전. 웅장함을 뽐내는 각황전이 터를 잡은 자리엔 60권의 화엄석경으로 장식된 장육전이 있었다. 그러나 임진왜란 당시 화염에 휩싸여 장육전 건물이 소실되며 석경 또한 조각나고 유실됐다. 1만4천여 점으로 흩어진 석경 파편에서 천 년 전의 웅장함을 떠올려보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하삼마을, 중삼마을, 상삼마을 순으로 이어지는 충북 옥천읍 삼청리의 끝자락. 삼청 저수지 위에 자리잡아 용암사를 지붕 삼은 상삼마을의 새벽을 깨우는 이가 있다. 지난해 5월, 상삼마을의 새 주민이 된 김지영씨다.
진단과 예방, 보존방안 제시까지가 그의 일. 진단 이후는 문화재 수리 기술자들의 영역이다. 언뜻 들으면 퍽 낯선 분야 같지만, 알고 보면 문화재 보존 일은 우리 주변에 늘 있었다. 최근 경복궁 낙서를 지우는 복원 작업도 김지영씨의 동료들이 했다. 김지영씨가 석사과정을 시작했을 무렵인 2000년대 초반. 이 시기에 학계에서 문화재 보존에 대한 관심이 모여 현존하는 석조 문화재 전수조사가 이루어졌다. 그 또한 지도교수, 선배들과 함께 경상도 지역의 석조 문화재 조사에 참여했다. 최근 그가 연구하고 있는 문화재는 구례 화엄사의 화엄석경. 60권의 화엄경을 새겨넣은 화엄석경엔 무려 49만7천여 개의 글자가 조각됐다. 글자의 동형반복을 피해 심미성까지 고려했다는데, 지금 같은 기술 발전이 없던 8세기 신라에서 이를 완성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을까. 그렇게 완성된 화엄석경이 장육전 벽면 가득 둘러싼 풍경은 이를 바라보는 이에게 어떤 감상을 남겼을까.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21세기의 김지영씨에게 생경한 감상을 불러낸다."제가 다루는 문화재는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만의 것이 아니라 생각해요. 우리가 문화재를 향유하는 것에서 멈추는 게 아니라 미래의 사람들까지도 누릴 수 있도록 전달해 줘야 하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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