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콜센터, '을'며들다]⑤ 재택근무자에 쏟아진 팀장의 독촉 메시지 “집에서 ‘띵까띵까’ 다 알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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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0시. 근무를 알리는 알람이 울린다. 23㎡(약 7평)짜리 원룸에 놓인 흰색 원형 탁자가 일터이다. 회사에서 지급한 모니터와 헤드셋을 정돈하고 의자에 앉는다. 잠긴 목을 풀려면 물 한잔을 마셔야 한다. 단 화장실에 다급히 가야 할 정도로 많이 마셔서는 안 된다.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쇼핑과 배송 서비스는 일상이 됐다. 전화나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한 비대면 주문이 늘자 콜센터 문의도 폭증했다. 공공 부문의 경우 백신 접종과 국민지원금 지급 등 상담 영역이 확장돼 콜센터 현장은 늘 인력난에 시달린다. 콜센터는 비대면 시대의 제일선이고, 콜센터 상담사는 첨병인 셈이다.

코로나19로 정보기술·온라인 기반의 ‘혁신’ 기업들은 급속히 성장했다. 그 이면에는 콜센터 상담사들의 더 열악해진 노동환경이 있다. 콜센터 노동을 감독·관리해야 할 정부는 기업의 행태를 답습한다. 회사는 재택근무를 ‘배려’라고 강조했다. 상담사들은 자연스럽게 재택근무를 사측이 제공하는 혜택으로 인식하게 됐다. 실상은 달랐다. 재택근무는 질 좋은 노동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배려가 아니었다. 24시간 365일 콜센터를 운영하기 위한 경영상 선택일 뿐이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인 박한선 서울대 인류학과 박사는 “지난해 콜센터 코로나19 집단감염으로 업무 마비를 경험한 회사들이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택한 근무 형태가 재택근무”라며 “애당초 노동자 복지나 처우 개선, 건강을 위해 취한 조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상담이 길어지면 ‘장콜’ 사유를 보고해야 한다. 보통 7분이 넘는 콜을 장콜로 간주했다. 채팅창에 “회원가입 문의 효도콜 장콜~”이라고 치면 인터넷 사용이 익숙지 않은 할머니나 할아버지를 상대로 친절히 설명하느라 통화가 길어지고 있다는 뜻이 된다. 상담사들은 본인의 노동을 실시간으로 회사에 보고하며 ‘업무 중’이라는 사실을 끊임없이 증명해야 했다. 감정노동 현장에서 동료는 기댈 수 있는 언덕이 된다. 그러나 재택근무를 하는 노동자 곁에는 동료가 없다. 6개월 차 ‘베테랑’ 상담사는 ‘재택근무라 좋으냐’는 질문에 “글쎄, 혼자 일한다는 게 조금 막막했죠”라고 답했다. 의외였다. 그는 “코로나19 이전에는 팀원들끼리도 많이 만났다”면서 “힘들게 하는 고객을 만나도 그러려니 해야 한다. 담아두면 나만 힘들다”고 했다. 박한선 박사는 “콜센터 노동은 불특정 다수의 불만과 짜증, 악성 민원을 대해야 하는 노동”이라며 “주변에서 긍정적인 피드백을 못 받는 상태에서 부정적인 피드백에 장기간 노출되면 집단으로 지냈을 때보다 우울이나 불안 같은 감정적인 문제가 더 심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후처리 작업에 긴 시간을 쓰면 그만큼 휴식시간을 덜어내야 한다. 식사시간 한 시간을 제외하고 하루에 주어지는 휴식시간은 총 30분. 노동자들은 화장실도 이 시간을 쪼개 다녀와야 했다. ‘최대 효율’이 목표인 콜센터 현장에서 점점 ‘어떻게 상담을 잘할 것인가’보다 ‘어떻게 콜을 쳐낼 것인지’ 고민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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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든•언제든 욕하면 바로 전화 끊고 통화 불가능하게 차단해야 합니다. 소비자는 전화 통화하는 방법(?) 배워야 하고 사장은 직원들 사수•보호해라 자신 없으면 장사 접으라 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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