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 전만 해도 온 나라를 뒤덮었던 벚꽃이 어느새 졌다. 그 자리에 여린 새잎이 돋았다. 세상은 이제 온통 녹색이다. 이맘때 산야는 초록으로 푸르지만, 다 같은 녹색이 아니다. 아기 볼살처럼 투명한 연두가 있는가 하면 벌써 햇빛을 튕겨내며 반짝이는 발랄한 녹색도 있다. 겨울을 지나며 계절에 동화된 잿빛 상록도 보인다. 단색 수묵화가 단조롭지 않은 것처럼 녹색도 그 농담만으로 다채롭다. 지난 13일 이 녹색의 세례를 받으며 차를 달려 경기도 안산 ‘4·16 단원고 기억교실’에 닿았다.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일주일 앞둔 9일 오전 경기도 안산시 단원고 4.16기억교실 모습. 2021년 문을 연 기억교실은 세월호 참사로 250명의 학생과 11명의 교사가 희생된 안산 단원고 2학년 교실 10개와 교무실 1곳을 그대로 옮겨와 재현했다. 연합뉴스 기억의 의지를 다지는 기억 공간 교실을 둘러본 방문객들은 저마다 노란 메모지에 글을 남겼다. 특이하게도 “기억하겠습니다” “잊지 않겠습니다”는 문구가 빠지지 않았다. 기억은 희생자들의 안타까움과 사고의 참혹함에 그치지 않는다. 안전하게 살 권리가 있다는 각성과 안전이 침해받아선 안 된다는 다짐이 단단히 뭉쳐 있다. 생중계 화면을 보면서도 손 한번 쓰지 못하고 떠나보낸 미안함과 근본적인 책임 소재를 묻는 의구심도 녹아 있다. 이날 목포에서 찾아온 단체 방문객에게 기억교실을 안내한 유가족은 “기억은 마음을 모으는 것”이라고 말했다. 모인 마음엔 지키려는 힘이 있다.벌써 10년. 이 시간 동안 유가족들은 흐릿해져 가는 기억을 붙들기 위해 필사의 몸부림을 쳤다.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고, 특별법을 만들고, 사고 원인을 조사하는 특별조사위원회를 지켜봤다. 일부에서 지겹다, 그만하자 소리쳤지만 굴하지 않았다.
기억공간 세월호10주년 기억공간의힘 생명안전공원 최현철의 시시각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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