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충·탈수·화장실. 아이들이 머무는 동안 한국을 달궜던 단어들이다. 한국은 외국인에 대한 경계와 환대가 극심하게 교차한다. 스카우트 방문객들은 그냥 아이들이 아니었다. 거친 자연환경의 체험이 목적이라지만 한국에서는 모셔야 할 외국인들이었다. 그러나 잼버리는 사소한 이벤트였다. 질문은 왜 새만금에 잼버리를 개최했느냐는 것이다. 그걸 캐묻다 보면 결국 새만금은 무엇이고 왜 필요했느냐는 질문에 이르게 된다. 그 문제를 만든 것은 여전한 그것, 정치였다.공약. 그 목적은 실천이 아니고 당선이다. 짜릿하게 파고들어 화끈하게 승리하면 되는 수단일 뿐이다. 그러니 이게 심사숙고의 결과물일 리가 없다. 새만금·행정수도·한반도대운하. 대한민국 역사상 최대 토건 공약 세 개를 꼽으면 이 이름들이 등장한다. 규모가 너무 커서 조성 성패 예측이 불가능한 사업들이다. 그래서 이런 초대형 토건 공약은 제시하는 게 아니고 내지르는 것이었다.
공약 이행. 내가 번 돈을 쓰는 게 아닌데 정치인이 불신 비난 감수하며 공약을 번복할 이유도 없다. 그래서 사업이 시작된다. 그러나 이들은 규모에 맞는 장기 사업이라 누구에게도 마무리 책임이 없다. 남는 문제는 다음 세대의 아이들이 해결하리라 믿으면 된다. 열망 표현과 의지 과시. 부안 읍내에 잼버리 유치기원의 현수막이 나붙던 시절이 있었다. 곧 그 현수막은 잼버리 유치확정 경축으로 문구를 바꿨다. 현수막은 새만금 공약 이행 요구부터 내내 글자만 바뀌며 나부끼던 도구였다. 부안뿐 아니고 지금 대한민국의 풍경을 규정하는 가장 익숙한 모습, 그것이 요지마다 나붙는 현수막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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