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종의 기후변화 이야기]꿀벌 실종사건의 주범은 기후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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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종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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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왜 꿀벌 연구하시나요?” 최근 들어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다. 아무래도 내가 곤충을 연구하는 곤충·생물·생태학자가 아니라 기후변화, 특히 탄소순환을 주로 연구하는...

벌이 사라지면“교수님, 왜 꿀벌 연구하시나요?” 최근 들어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다. 아무래도 내가 곤충을 연구하는 곤충·생물·생태학자가 아니라 기후변화, 특히 탄소순환을 주로 연구하는 기후과학자이기에 충분히 가질 수 있는 의문이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벌이 무섭다. 어릴 때 친구들이랑 벌을 잡다가 쏘인 트라우마로 인해 가까이 가고 싶지 않다. 나에게는 밀림의 제왕 사자보다 무서운 존재다. 그런 내가 벌들과 함께 지내는 이유는 기후변화 때문이다. 벌의 실종 사건은 한국을 넘어 전 세계적인 이슈이지만, 아직 뚜렷한 원인을 못 찾고 있다. 그래서 만약 꿀벌 문제가 기후변화와 관련이 있다면 사람들이 좀 더 기후변화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로 우리는 무섭고도 험난한 꿀벌과의 동거를 시작하게 되었다. 그렇게 몇 년의 시간이 흘렀고, 결론부터 말하자면 우리의 우려는 현실이 되어 버렸다.

자연생태계 구성 요소 중 벌을 택한 이유는 앞서 말한 대중의 관심사가 매우 크다는 점도 있지만, 벌은 육상생태계 나아가 지구생태계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핵심 구성 요소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벌은 수분매개자로서 식물의 생장 및 영양 공급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즉 벌이 없다면 수분매개가 필요한 식물은 사라질지 모른다는 뜻이다. 그리고 식물이 사라지면 그 식물에 의존하는 여러 동물의 생존에도 영향이 갈 수밖에 없다. 인간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먹고 마시는 다양한 음식 대다수가 벌과 같은 수분매개자가 필요한 작물이다. 특히 요즘 사람들이 좋아하는 커피, 그리고 지금 가격이 치솟으며 애플레이션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한 사과 등도 마찬가지다. 바꾸어 말하면 벌이 사라지면 내일 아침 커피가 사라질 수도 있다는 뜻이다.먼저 벌이 본격적으로 채밀하러 나가는 봄철 같은 경우 미세먼지가 벌의 시정을 방해하여 비행에 영향을 끼친다는 새로운 사실이 밝혀졌다.

벌통 내부에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지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사실 이 부분은 곤충 생리 분야이기에 우리가 연구할 수 있는 게 아니어서 다른 연구를 찾아볼 수밖에 없었다. 해외 연구 사례를 보니, 고농도 이산화탄소를 이용하여 실험실에서 곤충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 결과 고농도 이산화탄소에 노출되면 일벌의 수명은 단축되고 여왕벌은 산란율이 저하됐다. 사람은 보통 방 안에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으면 수면마취제 같은 효과로 졸리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창문을 열고 환기하면 되지만, 벌은 이미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기 위해 체력이 고갈된 상태라 고농도 이산화탄소에 대응할 힘이 남아 있지 않다. 더 이상 환기를 할 힘이 없는 상황에서는 인간처럼 단순히 졸린 것이 아니라 생명의 위협을 받을지도 모른다.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오니 또 다른 예상 밖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창궐하는 말벌로 인해 우리 연구실 벌통이 쑥대밭이 되었다.

지금까지 우리가 살펴본 것은 분명 빙산의 일각일 것이다. 아직도 벌에 대해 모르는 것이 너무 많다. 특히 한 가지 분명히 해두어야 할 점은 정확히 실종인지, 폐사인지 구분해야 한다는 것이다. CCD라고 불리는 군집붕괴현상 이후 실종이라는 단어를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 연구실 꿀벌들만 보더라도 말벌로 인한 떼죽음의 영향이 컸고 이로 인한 개체군 악화가 월동을 하지 못한 주요 원인으로 판단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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