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임신 소식을 전한 조카에게 “장하네”, 둘째를 임신했다는 후배에게 “진정한 애국자네”, 그 둘째가 쌍둥이라는 말에 “나라를 구했네”라는 덕담이 절로 나왔다. 여성·노동·계급 분야의 국외 석학은 0.78이라는 세계 최저 출산율을 보고 “대한민국 완전히 망했네요!”라며 머리를 감싸 쥐었고, 국내 한 기관에서도 700년 후 대한민국은 소멸할 거라 진단했다.
출생과 관련된 디스토피아 하나, 영화 ‘가버나움’의 첫 장면이다. 살인죄로 수감된 빈민가 출신 소년이 부모를 고소해 원고석에 앉아 있다. 판사가 묻는다, “왜 부모를 고소했지?”. 소년이 대답한다, “나를 이 세상에 태어나게 해서요”, “아이를 돌보지 않은 부모가 지긋지긋해요”. 또 판사가 묻는다, “부모에게 원하는 게 있나?”. 소년이 대답한다, “더는 아이를 낳지 못하게 해주세요”. 출생 관련 디스토피아 그 둘, 8분 남짓한 ‘엑토라이프’라는 가상의 영상이다. 인공 탯줄로 연결된 아기가 자라는 수백의 투명 타원형 인공양육기들이 원형경기장 관람석처럼 배치되어 관리된다. 한국이나 일본 등 저출생 국가들을 위해 개발하는 시설로 10년 이내에 실현 가능하다고 덧붙이고 있다. 이 엑토라이프는 1932년에 발표된 에스에프소설 ‘멋진 신세계’의 한 장면을 영상화한 것이다. 거대한 세계정부의 통제 속에서 모든 인간은 인공수정과 인공양육으로 태어나고 길러진다. 태어날 때부터 지능과 노동력에 따라 교육과 미래가 결정되고 계급으로 구분되는 ‘멋진 신세계’는 오늘날 낯설지 않다. 성관계는 자유롭되 연애와 결혼은 거부된다. 부모나 친족의 관계는 중요하지 않고 ‘꽃과 책’도 금지된다. 감정과 사랑은 사라지고 ‘소마’라는 마약을 통해 최고의 행복과 안정을 느낀다.
다시 현실로 돌아와, 딸 둘을 낳고 키운 워킹맘으로서 아이를 낳지 않아야 하는 이유를 대라면 입이 마를 지경이다. 우리의 출생률 저하가 여성, 노동, 계급에 더해 교육, 고용, 주택, 양육, 가족, 노인, 젠더, 양극화 등의 문제들과 구조적으로 얽혀 있기 때문이다. 그중 가장 큰 이유는 아이들이 불행하다는 거다. 최소한 불행한 사람을 낳고 키우지 말아야 할 도덕적 의무는 있다는 데 동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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