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국회의사당 주변에는 ‘케이트 셰퍼드 신호등’이 있다. 여성 참정권 운동을 이끈 케이트 셰퍼드를 기리는 신호등이다. 뉴질랜드 최초 여성 신문사인 ‘화이트 리본’에서 일했던 셰퍼드는 교회여성절제회를 설립한 후 처음 의회에 청원을 넣는다. 여성들을 술집 종업원으로 고용하지 말고, 청소년에게 술을 판매하지 말라는 청원이었다. 의회는 단체 의견을 묵살했다. 셰퍼드는 이때 정치 참여의 중요성을 깨닫고 본격적으로 참정권 운동을 시작한다. 1888년 처음 5000명분의 서명을 제출했지만 의회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는 포기하지 않고 1만여명, 2만여명 서명을 이어갔다. 뉴질랜드 성인 여성 인구 4분의 1에 해당하는 숫자, 3만2000여명의 서명을 모은 1893년이 되어서야 의회는 드디어 여성 참정권 법안을 통과시킨다. 세계 최초다.
18세기만 해도 ‘남성의 소유물’로 여겨지던 여성들은 ‘종속’되지 않기 위해 정치 권력을 획득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천부인권을 주장했던 장 자크 루소에게 인간은 곧 남성이었고, 그는 “여자들은 정치적인 삶에 적합하지 않으므로 남성에 종속되어야 한다”고 했다. 역설적으로 이 말은 누군가에게 ‘종속’되지 않기 위해 ‘정치’가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준다. 250여년간 여성들은 투표권을 쟁취하고, 정당에 가입하고, 직접 입후보하며 정치 참여를 확대해왔다. 여가부를 없애라는 정권의 하명을 받아들고 장관직에 나서더니, 정작 먼저 ‘드라마틱하게 엑싯’하는 모습, 한숨이 나온다. 앞세대 여성들의 노력과 희생으로 어렵게 얻은 정치 권력의 수혜자들이 성평등 정치, 소수자를 대의하는 정치를 망치는 정치인이 되겠다며 역사의 방향을 뒤로 돌리고 있다. 여성은 비이성적인 존재라 정치에 참여할 수 없다고 했던 18세기 남성의 말보다 여성혐오를 동력으로 돈을 벌고선 언론의 관행이라 변명하는 21세기 여성 정치인의 말이 더욱 그로테스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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