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 년간 팟캐스트를 진행하고 간간이 기고 글도 쓰다 보니 예상치 못했던 출간 제안들이 들어왔고, 어쩌다 보니 책이 탄생했다. 이 과정 속에 사람 마음은 참 간사하다는 걸 다시금 느꼈다. 많이 부족한데 무슨 책이냐며 자꾸 집필을 망설이던 난 어디 갔는지, 출간 후엔 베스트셀러 자리를 탐내는 날 보게 되었다. 퇴근길 서점에 들러 내 책들을 쳐다보며 흐뭇함을 느낀다.
그렇게 책의 순위에 민감하게 지내던 어느 날, 북토크를 위해 찾아간 삼일문고에서 머리를 한 대 맞은 듯한 경험을 하게 되었다. 구미를 대표하는 지역 서점인 그곳에는 베스트셀러를 위해 따로 준비된 공간과 가판대 같은 것들이 전혀 없었다. 서점을 찾은 이들이 최대한 다양한 책들과 만날 수 있도록 디자인되어 있었다. 몇몇 베스트셀러들에게 시선이 쏠리도록 조성된 서울의 대형서점들과는 완전히 다른 공간이었다. 이게 가능한 걸까? 책이 팔릴까? 의아하고 신기했다. 그리고 북토크 후 기차역까지 가는 길에 서점 대표님과의 짧은 대화 속에 더 놀라게 되었다. 삼일문고에는 베스트셀러를 위한 공간만 없는 것이 아니었다. 베스트셀러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다. 1000권이 판매될 경우 각기 다른 800종류의 책들로 이루어져 있다는, 그야말로 믿기 힘든 이야기였다.그렇다. 사람들의 취향과 욕구는 아주 색다르고 다양하다.
이는 꼭 나쁜 것만이 아니고,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다. 다수가 욕망하는 베스트셀러는 그만큼 가치가 있는 것일 가능성이 높고 그만큼 안전한 선택이기 때문이다. 바쁜 현대인들에겐 실패할 여유 같은 건 없다. 여러 전공을 공부해보고 여러 진로를 둘러볼 수 없다. 매일 책을 보고 매일 영화 볼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모험적인 선택을 할 여력이 없다. 사회 속 경쟁에서 잠시라도 뒤처지면 안 되기에 큰 것부터 작은 것까지, 모든 선택의 기로에서 우리는 더욱더 타자의 욕망에 따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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