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문제는 개별 사건들의 나열이 실제 현실을 오히려 왜곡할 수 있다. 만약 매일 같이 강력 범죄 뉴스를 보게 되니 이런 말을 하게 된다. “요즘엔 세상이 너무 무서워졌어” 그러나 경찰청 공식 범죄 통계를 보면 전체 범죄는 물론 살인 사건 같은 강력범죄도 점점 줄어드는 추세다. 세상은 점점 안전해지고 있지만 나의 불안감은 과거보다 줄어드는 것 같지는 않다. 언론의 ‘생생한 현장이 느껴지는 범죄기사’와 ‘구체적 사례가 넘치는 범죄기사’가 한몫을 하고 있지 않을까? 다만, 이러한 현실 왜곡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산업재해 사망을 생각해보자. 산업재해 사망사고가 얼마나 자주 일어나는지를 보는 지표 중에 ‘사망 만인율’이 있다. 전체 상시근로자 수 대비 사망자 수를 만분율로 나타낸 것이다. 통계를 보면 2013년 0.7만분율에서 2021년 0.4만분율 근처까지 크게 떨어진다.
YTN의 “‘아파트값 반 토막’ 속출…10억까지 급락에 시장 혼돈”이라는 기사를 보면 아파트 값이 반 토막 났다는 생생한 사례를 보여준다. 송도에 있는 12억5000만 원에 거래되었던 아파트가 최근에 6억5000만 원에 팔렸다고 한다. 개봉동에 있는 12억 원짜리 아파트가 최근에는 8억 원에 거래되었다고 한다. 전문가에 따르면 “각종 규제를 풀고 거래량을 회복시킬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사례는 현실을 왜곡한다. 전체 아파트 가격 통계는 작년 10월 최고점 대비 올해 7월까지 4.5% 하락했다. 서울 아파트는 5.5% 하락했다. 이것이 통계가 말하는 사실이다. 물론 개별사례 중에서는 극단적인 사례도 존재할 수 있다. 그러나 같은 아파트 단지 내에서의 최고 거래가격과 최저 거래가격을 언급하는 사례는 개별사례조차 아니라 잘못된 기술 방식이다. 같은 아파트 단지에 있는 같은 평수라고 모두 같은 가격은 아니다. 층수와 방향, 조망 등에 따라 가격은 매우 달라진다.
이쯤에서 2019년 부동산 기사를 돌이켜보자. 부동산 가격 급등이 정부정책의 가장 큰 불만이었다. 그러나 실제 통계를 보면 2019년 전국 주택 가격은 0.4% 하락했다. 수도권 주택도 0.5% 상승에 그쳤고 다만 수도권 아파트 가격만 3.6% 상승했다. 3.6% 상승도 그리 큰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2019년 내내 아파트 상승에 대한 과장된 보도가 2020년, 2021년 ‘패닉바잉’을 이끌게 된 하나의 영향은 있지 않았을까? 실제로 2020년 전국 주택은 5.4%, 2021년엔 9.9% 급증했다. 수도권 아파트 가격은 같은 기간 동안 21%, 26% 그야말로 초급등했다.
결론을 말하자. 차분한 통계가 필요한 기사와 생생한 사례를 전하는 기사 둘다 필요하다. 다만, 아파트 가격 보도는 좀 더 차분하게 통계를 전하는 것이 좋겠다. 최소한 같은 단지의 같은 평형의 매매가 변화를 급등과 급락으로 연결시켜 보도하지는 말자. 같은 단지 같은 평형 아파트 가격이 다 같은 가격이라면 오히려 그것은 기사거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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