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미국이 러시아에 대한 전면 제재를 검토하는 가운데 우리 정부도 제재에 동참할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대러시아 교역도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24일 업계에 따르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소식이 전해지자 우리 기업들은 미국의 제재 수위에 촉각을 세우며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이들 기업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라 현지법인을 비상운영 체제로 전환하고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재계 관계자는"지정학적 리스크 증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 등 경영에 미칠 환경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주요 국가들의 대응에 따라 글로벌 공급망 위기가 심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러시아는 지난해 기준 우리 수출의 약 1.6%, 수입의 2.8% 비중을 차지하는 10위 교역대상국이다. 자동차·부품, 철구조물, 합성수지 등이 전체 러시아 수출의 약 절반을 차지한다.
무역협회 관계자는"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현실화될 경우 국내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다수 포진해있는 자동차, 자동차부품, 화장품, 합성수지 등을 중심으로 교역 차질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서 반도체 공정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희귀가스인 네온과 크립톤을 주로 수입하는 국내 반도체 업계 역시 초긴장 상태다.반도체 업계 관계자는"희귀가스 재고가 충분하고 러시아, 우크라이나 외에도 공급선을 확보하고 있어 라인 가동에는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며"다만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공급 부족에 따라 비용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아직은 직접적 타격이 없지만,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고강도 제재가 발동되면 러시아 공장에서 필요한 유럽발 부품 수급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게 되고, 결국 공장 가동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또 현대차와 기아는 대 러시아 완성차 수출에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
국내 시멘트업계의 경우 수입 유연탄을 연료로 시멘트를 제조하는데 러시아산 의존도가 75%에 이를 정도로 절대적이다. 지금 당장은 러시아산 유연탄 수입에 문제는 없지만 전쟁 등으로 글로벌 공급망에 문제가 생기면 유연탄 가격이 더 오를 수 있어 업계 전체가 전전긍긍하고 있다. 한국시멘트협회 관계자는"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분쟁으로 러시아 천연가스에 의존하는 유럽 국가들이 대체재로 유연탄을 찾으면서 수급 불균형이 발생해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며"시멘트 제조 원가는 지난해 상반기 대비 30∼50% 올랐고, 유연탄 조달 비용을 포함해 전체 원가는 약 7천억∼8천억원 증가했다"고 말했다.러시아는 세계 2위의 알루미늄 생산국으로, 경제 제재가 본격화되면 알루미늄 가격은 더 급등할 가능성이 크다.대한상공회의소 추정화 구미통상실장은"러시아, 우크라이나와 한국 간 교역 규모가 크지 않아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겠지만, 이번 사태로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 압력이 가중돼 기업들의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미국이 국제은행간통신협회 결제시스템에서 러시아 은행을 배제하는 강도 높은 금융제재를 할 가능성도 거론된다"며"러시아와 교역을 하는 기업들은 이 같은 시나리오에 대비해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정부도 면밀한 모니터링을 통해 기업 대응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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