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은 어떤 해였나. 올해는 슬픈 해였다. 답답한 해였다. 화나는 해였다. 두려운 해였다. 아주 가끔씩만 통쾌한 해였다. 단 하룻밤 신나게 놀러 나갔던 청춘들은 결국 집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바뀐 대통령은 자신이 했던 말조차 기억하지 못한다며 시치미를 떼고 애먼 기자를 탓했다. 물가가 오르고 금리가 오르고 환율이 오른 세상에서 기쁨과 희망을 안겨준 이들은 월드컵에서 땀 흘린 선수들과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슬로건 정도였다. 한 명이라도 살리려 발버둥친 이들이 있었다. 하지만 정치는 그 몸부림에 답하지 않았다. 노란봉투법, 안전운임제, 생활동반자법, 차별금지법 가운데 어떤 법안도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노래가 위로라도 될 수 있다면 의미 있는 일이지만, 예술이 할 수 있는 일은 그것만이 아니다. 노래가 세상을 바꾸지는 못해도 좋은 작품은 나 아닌 나를 만나게 해준다. 누구도 세상에 혼자 존재하지 않는다. 세상엔 나보다 많은 사람들이 있고, 우리의 기쁨과 슬픔은 모두 연결돼 있다. 좋은 작품은 그 사실을 알려주는 다리이며, 다리를 건너 만나는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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