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색은 벌써 가을을 머금었다. 밤나무 아래 이른 밤송이가 떨어져 뒹군다. 갈색빛 작은 밤송이를 두 손으로 잔뜩 쥐어들고 횡재했다는 표정을 짓는, 산책길에 동행한 대중들 덕에 한참을 웃었다. 아침이면 산안개 가득하고 낮에는 햇볕이 따갑다. 덕분에 나무와 곡식 열매가 익어간다. 텃밭 가꾸는 손길이 분주하다. 봄부터 여름까지 입안 가득 향기를 담아주었던 채소를 뽑아낸 자리에 배추·무·상추·시금치·고수 등 가지가지의 가을 씨앗을 뿌렸다. 할 일을 마친 듯 개운하다.여름철 학생에게는 방학이 있고, 직장인에게 휴가가 있다. 산중 절에서도 뭔가 역할이 있지 않을까 하여, 매년 장소를 가리지 않고 바삐 지내고 있다. 사람들과 솔바람을 나누고, 모든 근심을 내려놓을 수 있게 텅 빈 마당을 선물하기 위해서이다.
온갖 갑옷 속에 갇힌 내 모습을 보았다. 저 단단한 갑옷 속에 있는 ‘본래 고요한 마음’을 찾을 수 있을까. 찾고 싶다. 다시 수많은 생각 속에서 헤매고 싶지 않다. 이제 살고 싶다. 슬픔이 계속 찾아오더라도 위로하고 그런 나를 살피고 행복하게 살고 싶다. 서운하다고 힘들다고만 했는데 모두 감사하다. 내가 만든 틀 속에서 생각해왔구나, 자각하며 살아야겠다. 부처님은 모든 존재를 부처님으로 보고 대하라고 가르치셨다. 화엄경에 따르면, 모든 존재는 완전한 지혜와 자비를 기본으로 갖추고 있다. 달마 대사는 “성인과 중생은 동일한 참성품을 지니고 있다”고 했고, 혜능 대사는 “그대의 본래성품은 평화롭고 행복하고 자유롭다”고 가르쳤다. 이렇듯 눈 밝은 선각자는 사람을 대할 때, 마음의 바탕인 완전한 근본성품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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