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요리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었다. 평소 식사는 거의 할머니가 준비했다. 그래도 엄마는 매일 아이들과 남편 도시락을 만들고, 휴일에는 커다란 냄비에 니코미소바를 끓여주었다. 시간을 들이지 않고 재빨리 만들 수 있는 이 요리는 엄마의 주특기였다.
엄마는 양쪽 꽁다리를 항상 작은 접시에 담아서 아침 반찬으로 주었다. 도시락으로 먹는 달걀말이는 식었지만 아침에 먹는 꽁다리는 따뜻하고 부드러웠다. 꽁다리를 먹는 것은 가족 중에서도 나 뿐이라는 사실에 의기양양한 기분이 들었다." '코로나19 블루.' 코로나 시대 한복판을 헤치며 나아가고 있는 요즘 우리에게 딱 맞는 통칭이죠? 이제 1년 가까이 이 피로감과 공포가 쌓여온 데다 3차 확산세가 그 어느 때보다 심상치 않습니다. 저도 사실 주변 사람들 중에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한 건 요즘이 처음이에요. 코로나19가 이제 정말 일상 안으로 서서히 조여온다는 느낌까지 듭니다. 지쳐있는 다른 많은 분들처럼, 쉬이 다스려지지 않는 마음을 다스리려 나름 노력하고 있는데요. 지극히 명랑한 분위기의 음식 다큐 같은 걸 보면서까지 문득문득 눈시울을 붉히는 요즘의 스스로를 의식할 때마다 '아 내가 지칠 만큼 지쳐 있구나' 문득문득 깨닫곤 합니다.
"베를린에 지내면서 가끔 이웃사람들의 짐을 맡을 때가 있다. 이를테면 택배 기사가 택배를 배송하러 왔는데 받는 사람이 부재중인 경우, 같은 아파트에서 집에 있는 사람을 찾아 택배를 맡기고 간다. 그리고 그 내용을 적은 메모를 문에 붙여둔다. 택배 주인은 메모를 보고 이웃집에 가서 택배를 찾아온다.일본에서도 예전에는 그런 일이 예사로 있지 않았을까. 하지만 지금은 있을 수 없는 일이 되었다. 신뢰 관계가 없으면 불가능한 시스템이다." "나는 철이 들 무렵부터 반항기였다. 눈앞의 엄마를 보며 '저렇게는 되지 말아야지' 하고 본보기를 삼았다. 나는 엄마를 정말로 싫어했다. 만약 내게 자식이 있는데 내 자식이 그런 식으로 나를 싫어한다면 살아갈 수 없을 거라고, 나라면 절대로 견딜 수 없다고 확신할 만큼 엄마를 혐오했다 ……. 나도 저렇게 웃는 얼굴로 엄마를 보았던 시절이 있었을까. 부디 있었기를. 철이 들었을 무렵부터 반항기였지만 그전에는 나도 엄마를 그렇게 바라보았고, 엄마가 나를 낳길 잘했다고 생각하는 시간이 있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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