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춘추] 환상의 나라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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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내 풍선!' 어린아이의 외마디 비명과 함께 숫자 '6'을 기념하는 듯 꽤 화려하게 꾸며진 풍선이 하늘 위로 둥실 두둥실 날아갔다. 어찌할 새도 없이 풍선은 살랑살랑 불어오는 봄바람을 타고 파란 하늘 위로 떠올라 점점 멀어지며 작아지고 있었다. 자신의 풍선을 놓쳐버린 여섯 살 정도 되어 보이는 어린아이의 안타까운 마음도 모른 채 말이다. 잠시 침묵이 ..

"앗! 내 풍선!" 어린아이의 외마디 비명과 함께 숫자 '6'을 기념하는 듯 꽤 화려하게 꾸며진 풍선이 하늘 위로 둥실 두둥실 날아갔다. 어찌할 새도 없이 풍선은 살랑살랑 불어오는 봄바람을 타고 파란 하늘 위로 떠올라 점점 멀어지며 작아지고 있었다. 자신의 풍선을 놓쳐버린 여섯 살 정도 되어 보이는 어린아이의 안타까운 마음도 모른 채 말이다. 잠시 침묵이 흘렀고 아이는 이내 울음을 터뜨렸다. 아이의 아빠는 어떻게 해줄 방법이 없기에 날아가는 풍선을 안타까운 눈으로 바라보고, 엄마는 우는 아이를 안아주며 달래줄 뿐이었다. 그 가족을 멀리서 지켜보던 나는 생각했다. '어쩌나, 저 아이는 오늘을 잊을 수 없겠구나.' 즐거워야 할 여섯 살 생일날 엄마, 아빠와 놀이동산 주차장에 도착하자마자 일어난 일을 말이다.

때마침 출근하며 주차하던 중에 이러한 장면을 목격한 나는 일을 하는 내내 우울해할 그 아이와 최고의 하루를 선물하고 싶어했을 부모가 계속 신경이 쓰였다. 물론 좋게 생각하면 아이는 다양한 경험을 하고 자랄 것이고 시간이 지나 오늘의 아쉬운 이야기도 추억의 한 장면으로 남겠지만, 당장 오늘의 행복과 다소 멀어지고 어긋난 하루를 보내고 있을 것 같은 가족이 무척 안쓰러웠다. 왜냐하면 당시에 나도 비슷한 또래의 아이를 키우는 아빠였으니까. 고민하던 중에 나는 마침 태어난 지 300일을 맞이한 푸바오의 한 팬에게 선물받은 풍선을 보고 생각했다. 혹시 내가 퇴근하는 길에 주차장에 그 가족의 자동차가 계속 있다면 이 풍선을 문손잡이에 걸어주어야겠다고. 만약에 그렇게 된다면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주차장에 도착한 가족이 풍선을 발견하고 깜짝 놀라며 신기해하고 좋아할 테니 상상만으로도 즐거웠다. 이후 걱정하던 나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벌써 기분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특히 하루 종일 우울했을지도 모를 그 아이의 하루를 마지막에 반전시켜줄 수 있겠다는 기쁜 생각에 설레는 마음으로 퇴근 시간을 기다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가족이 새로운 풍선을 발견하고 너무 당황스러움만 있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 최대한 친절하고 실례가 되지 않도록 상황을 설명하는 편지도 함께 준비했다. 드디어 퇴근 시간이 되었고, 나는 풍선과 편지를 챙겨 종종걸음으로 주차장으로 이동했다. 와! 다행이다. 아직 그 가족의 자동차가 있었고, 나는 조심스레 풍선과 편지를 문손잡이에 걸고 왠지 모를 뿌듯한 감정이 가슴 가득 채워지는 걸 느꼈다. 나는 집으로 돌아가는 동안 내 안에 행복이 충만함을 알 수 있었다.

우리는 모두 행복해야 하고 그러한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한다. 그리고 대부분 자신의 관점 위주로 살아가면서 자기 행복을 먼저 생각하기 나름이다. 그렇다면 행복이란 것은 어디서부터 오는 것일까? 살다 보니 행복이란 것은 내 안에서 밖으로 뻗어 나가는 것이란 걸 더 자주 깨닫는다. 다른 이의 행복을 살피고 챙기는 것은 서로 위하고 공감하며 감동으로 이어져, 그것은 결국 오롯이 나를 위한 감정이 되고 나를 위한 행복이 되기 때문이다. 오직 인간들만의 그런 고귀한 감성으로 전달되는 감동과 행복이 가득한 곳이라면, 어디가 되었든 그곳은 비로소 '환상의 나라'가 될 것이다. 특히 꿈과 모험이 가득해야 할 어린아이들에게는 더욱이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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