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글살이] 쳇바퀴 탈출법(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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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단어로 굳었다'는 판단은 사람마다 다른데, '힘없다'는 한 단어로 붙여 쓰지만 '힘 있다'는 띄어쓴다.

김진해ㅣ한겨레말글연구소 연구위원·경희대 교수 거기 누구 없소? ‘뛰어오르다’는 한 단어이고 ‘튀어 오르다’는 한 단어가 아닌 이유를 말해줄 사람. ‘힘없다’는 붙이고 ‘힘 있다’는 띈다는 걸 설명해줄 사람. ‘지난주’는 붙이지만, ‘이번 주, 다음 주’는 띄어 쓰는 연유를 알려줄 사람. ‘한 단어로 굳었다’는 판단은 사람마다 다르다. 문제는 판단이 다르고 유동적인데도 어느 하나로 정해야만 안심하는 사회적 강박증. 게다가 그런 판단을 누군가에게 모두 떠넘겨왔다는 것. 가시적으로는 사전과 전문가이고 비가시적으로는 국가. 영어와 비교해 볼까. ‘웰빙’을 어떻게 쓸까? 셋 중 하나. well being, wellbeing, well-being.

책 800만권을 디지털화하여 단어의 사용 빈도와 변천 과정을 보여주는 구글 엔그램뷰어를 써 봤더니, 2019년 기준으로 well being이 1회 쓰일 때, wellbeing은 9회, well-being은 50회 쓰였다. 나라면 well being보다는 well-being을 쓸 테다. 현실세계에서 말이 어떻게 쓰이는지 수집하여 보여주면 사람들은 그걸 참고하여 자기 글에 반영한다. 설마 우리 사전도 사람들이 ‘힘없다’는 붙여 쓰고, ‘힘 있다’는 줄기차게 띄어 쓰므로 저렇게 쓰라고 해놓았을까? 사람들이 말을 어떻게 쓰는지 계속 관찰하고 수집하여 반영한 걸까? 도리어 전문가들의 흔들리고 논쟁적인 주장을 마치 거역할 수 없는 명령이나 철칙으로 받들고 있는 건 아닐까? 사전만 탓하려는 게 아니다. 뭔가 더 크고 깊게 잘못된 것 같다. 나는 해법을 민주주의에서 찾고 싶은데. 더불어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언론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진실을 후원해주세요 용기를 가지고 끈질기게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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