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민보] 덕산 어르신들의 천국 ‘파란’과 ‘수상한 청춘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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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0번 째 만민보··· 김혜란 교장과 박종임 시설장 등 5명의 사회복지사와 요양보호사가 만든 아름다운 변화

기자가 교실을 찾았을 땐 수업이 한창이었다. 수업을 듣는 학생들의 표정이 사뭇 진지하다. 한마디라도 놓칠세라 집중한다. 수업이 시작한 뒤 도착한 지각생이 허겁지겁 자리에 앉는다. 수업 모습은 여느 교실과 다르지 않다. 다만 우리가 아는 ‘교실’에선 가르칠 것 같지 않은 ‘스마트폰 활용법’을 가르치고, 수업을 듣는 이들의 나이가 우리가 아는 ‘학생’보다 많다는 게 조금 다를 뿐이다. 이런 익숙하지만, 조금은 낯선 수업이 펼쳐지는 이곳은 충북 제천시 덕산면 도전리에 있는 ‘실버문화복합공간 수상한 청춘학교’다.

이런 현실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선 방문요양 서비스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알아야 한다. 방문요양은 노인장기요양 등급을 받은 65세 이상 노인들을 대상으로 제공되는 사회복지 서비스다. 요양보호사가 직접 대상자들의 집을 방문해 식사, 청소, 세탁, 외출 동행 등 일상생활 지원과 세면 도움, 구강 관리 등 신체 활동 지원과 말벗, 생활 상담 등 정서 지원을 한다. 대체로 하루 3시간 정도 서비스를 이용하는데, 국가 지원으로 비용의 85%를 지원하고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들은 15%만 부담하면 된다. 등급에 따라 지원금이 달라지고, 기초생활수급자의 경우 본인부담금이 면제된다. 비용 대부분이 건강보험의 장기요양보험금 재정에서 지급되는 공적인 서비스다.이런 사회복지 서비스는 흔히 ‘센터’라 불리는 장기요양기관을 통해 제공된다. 요양기관엔 방문요양 업무를 담당하는 요양보호사와 어르신 방문상담, 수가청구, 요양보호사 스케줄 관리 등 업무를 담당하는 사회복지사가 일한다.

“나름대로 준비를 하고 방문했어요. 그곳은 지역 자활센터로 시작해 이후 주간보호센터가 들어왔고, 사회적 협동조합을 만들어 방문요양센터까지 운영하고 있었어요, 요양보호사가 100명이 넘었고, 이분들이 완주군 전체를 담당하고 있었어요. 당시 저는 이쪽 일을 한 지 3년이 지났는데, 제가 일하던 환경이랑 너무 달라서 놀랐어요. 무엇보다 센터가 크고, 시설이 좋더라고요. 전에 일하던 곳은 사무실이 4평 남짓이어서 요양보호사들이 쉴 곳이 마땅치 않았거든요. 근로체계와 급여체계가 굉장히 잘 짜여 있었고, 일하는 분들을 짜내려고 하지 않았어요. 노동법에 맞춰서 권리를 보장하고, 임금도 제대로 챙겨줬어요. 같은 지역을 맡은 분들끼리 팀을 짜서 지역 문제도 찾아 해결책을 마련하고, 어르신도 발굴하더라고요. 가장 좋았던 건 센터장님이 위압적이지 않고, 일하는 분들과 모든 걸 함께 논의하고 고민하는 모습이었어요.

흔들릴 때마다 마음을 다잡으며 위기를 헤쳐 나갔다. 지역주민들의 도움도 있었다. “나중에 나이 들면 파란에 의탁해야 한다”며 후원 물품을 보내 주는 등 십시일반으로 나섰다. 사무실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던 그들에게 제천 간디학교 학부모가 주택을 무상으로 내줬고, 그곳을 개조해 사용할 수 있었다. 그곳은 ‘꿈의 공간’이었다. 전에 일하던 센터에서 하지 못했던 일들이 이곳에선 가능했다고 김혜란 교장은 말했다.“전에 일하던 곳은 공간이 작았고, 같이 모여 쉬거나 식사할 곳도 없었어요, 그런데 25평 남짓한 공간이지만, 일하는 분들이 함께 쉬고, 밥 먹을 공간이 있다는 게 너무 좋았어요. 요양보호사들이 3시간마다 이동하는데, 전에 일하던 곳에선 식사도 알아서 해결했는데, 언제든 들려서 식사할 수 있어요. 모여서 술도 같이하고, 분위기가 너무 좋았어요. 직원회의실이 있어서 함께 논의할 공간도 있고요.

하지만 이러한 노력이 처음엔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 지연과 학연으로 이어진 지역사회에서 원래 이곳에 살지 않던 이들의 도전은 그것이 아무리 정당하고 의미 있어도 ‘굴러온 돌’ 또는 ‘모난 돌’ 취급을 받기 쉽다. “빨갱이”라는 험한 말도 들어야 했다. 서건성 대표는 “더불어 잘살자는 생각에서 시작한 일인데 이런 험한 말까지 듣게 될 줄은 몰랐다”고 당시를 돌아봤다.어려움은 있었지만, 끝내 진심은 통했다. 설립 3년 차에 접어든 지금 파란의 급여체계와 시스템은 입소문을 타고 있다. 알음알음으로 어르신들 사이에도 믿을만한 센터로 인정받고 있다. 얼마 전엔 파란 소속 요양보호사들과 지역의 요양보호사들을 대상으로 노동법 강의를 열기도 했다. 이들은 이런 파란의 좋은 근무환경이 방문 요양 업계 전체로 퍼져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혜란 교장은 “사실 파란이 문을 열 때만 해도 그렇게 요양보호사들에 주다 보면 3년을 못 버티고 문을 닫을 거라고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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