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서울 강서구 성지중고등학교에서 열린 졸업식에서 3학년 3반 담임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그저 건강할 것’을 당부했다. 40년대생부터 70년대생까지, 만학도들이 모인 이 반 학생들은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마치고 이날 졸업장을 받았다.“2교시만 끝나면 배가 고파서” 떡도 싸 오고 고구마도 싸 와서 나눠 먹었다. 교실 뒤편에는 커피포트와 커피를 두고 ‘미니 카페’를 만들었다. 오래 앉아있기엔 허리가 아픈 탓에 형형색색의 방석과 담요가 의자마다 놓여 있었다. “영어와 수학이 가장 어려웠다”는 것은 여느 고등학생들과 비슷했다. 이상순씨는 사회복지학과로 대학 진학을 꿈꾼다. “쉽지 않아도 해볼 것”이라 말하는 표정이 새로운 발걸음을 내딛는 졸업생다웠다.
만학도·학교 밖 청소년들을 가르쳐 온 대안학교인 성지중고등학교는 이번 졸업식을 마지막으로 폐교한다. 설립자가 사망한 이후 인수자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졸업식이 끝나고도 학생들은 한참 동안 교실에 남아 기념 촬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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