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진흥위원회가 10일 김정남 암살 사건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암살자들’을 예술영화로 인정하지 않은 이유로 “독창성, 미학적 가치 부족”을 들었다. 해당 영화는 세계적 권위의 독립영화제인 미국 선댄스영화제에 초청된 작품이어서 정치권에선 “북한 눈치보기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이날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승수 의원실이 영진위로부터 제출받은 ‘2017~2021 예술영화 불인정 사유’ 자료에 따르면 영화 ‘암살자들’은 최근 영진위로부터 예술영화 불인정 통보를 받았다. 영진위는 해당 영화에 대해 “영화적으로 작품이 독창성이 있거나 뛰어난 미학적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에서 심사기준 제1항 2호, 3호, 4호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암살자들’은 2014년 제30회 선댄스영화제에서 다른 영화로 감독상을 받은 라이언 화이트 감독이 연출하고 미국 제작사가 제작했다.예술영화로 인정받지 못 하면 예술영화 전용 상영관에서 상영이 어렵다. 일반 극장에서 상영은 가능하지만, 저예산으로 제작되는 독립영화의 경우 대형 배급사와 제작사가 홍보하는 상업 영화에 밀려 상영관 확보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지난 달 영진위가 ‘암살자들’에 대해 예술영화 불인정을 통보하자 수입ㆍ공동 배급사 더쿱과 왓챠, 제공사 Kth는 입장문을 내고 “세계 유수 영화제에 초청된 해당 영화에 대한 예술영화 불인정 사유와 명확한 심사기준을 공개해달라”고 요구해왔다. 김승수 의원실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영진위는 지난 2017년부터 6월 현재까지 총 400건의 영화에 대해 예술영화 불인정 통보를 했다. “기존 상업영화의 관습을 그대로 답습했다”거나 “시대착오적”, “소재를 다루는 방법이 매너리즘을 못 벗어났다”는 사유 등의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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