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건물터는 고증을 거쳐 김상헌의 '남사록'과 이원조의 '탐라지초본' 등에 기록된 제이각이라는 결론이 나왔다.지형이 가파르고 험한 낭떠러지 언덕 위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제이각에서 장수가 제주성을 내려다보면 성안은 물론 주변의 언덕과 하천, 해안까지 한눈에 조망할 수 있어 군사적으로 매우 중요했다.건물터가 발견된 지 3년여만인 지난 2015년 12월 복원됐지만, 이것이 1990년대부터 이어진 제주성 성곽 복원의 마지막 사업이었다.제주성은 왜 우리 곁에 온전히 존재하지 않는 것일까. 1900년대 초에 그려진 지도로 알려진 '제주성내고적도'. [제주대학교 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제주의 젖줄 산지천 일대 정치·사회·경제·문화의 중심지인 조선시대 제주목 관아와 민가를 보호하는 읍성으로서 기능을 했다.
이를 간략히 정리하면 1910년대 연상루와 정원루·진서루 등 제주성 문루가 차례로 훼철됐다. 제주성에는 성 안팎을 연결하는 통로인 성문이 여럿 있는데, 이 성문 위에 설치된 누각을 문루라고 한다. 감시초소 기능뿐만 아니라 유사시 장수의 지휘소 역할을 하기도 했다.일제는 침탈 물자 등을 실어나르기 위한 연락선과 군함 등이 오가는 데 필요한 항구를 조성하는 제주항 축항공사를 진행했는데, 공사를 위해 제주성을 헐어 바다를 매립하는 골재로 사용했던 것이다.탐라국 이후 오랜 기간 제주 백성을 보호하고 지켜주던 든든한 상징물을 헐어버린다는 것은 백성들에게 나라를 완전히 잃어버렸다는 상실감과 허탈감을 심어주기 충분했다.'성지'란 한자 말은 그 뜻을 풀이하면 '성이 있던 자리', '성터'란 의미다.
그는"탐라고성을 포함한다면 1천 년 이상, 조선 왕조만 해도 500년 이상을 제주목의 주도적인 경관으로 지속해 온 제주도 역사·문화의 상징인 제주성이 일제의 식민지 지배를 위한 산지항 개발 과정에서 사라진 것은 이후 구도심 역사·문화 정체성을 상실하게 하는 가장 큰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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