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슨 약속: 대우조선 파업, 1년 뒤(상)]“이대로 살 수는…” 울려퍼진 그 바다, 삶은 그때보다 더 기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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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에서는 개도 만 원짜리를 물고 다닌다고 했다.

“사람 귀한 줄 아는 세상은 언제쯤 올까요?”

떠나지 못한 네 사람은 지난해 6월2일부터 7월22일까지 51일간 일손을 놓았다. “이대로 살 순 없지 않습니까”라는 구호와 함께 0.3평 철제 케이지 농성으로 하청·비정규직의 현실을 전국에 알린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 파업’에 참여했다. 파업 뒤 정부는 이중구조 개선을 약속했다. 정부는 원청·하청업체 대표들과 ‘조선업 상생협약’을 맺고 “이중구조를 풀 계기가 마련됐다”고 했다. 조선소는 정부가 지금도 연일 강조하는 ‘이중구조 개선’의 첫 번째 시험대다. 아래부터 물이 차올랐다. 하청노동자의 수입을 지탱하던 상여금이 사라졌다. 업체들은 깎인 상여금 일부를 기본급으로 돌리는 대신, 수주가 정상화되면 임금을 복구시켜주겠다고 약속했다. “대표가 어려운 시기를 같이 이겨내자고 하더라고요. 다들 그땐 같이 가자는 분위기라 넘어갔는데, 그 뒤로 뚝뚝 떨어지기 시작한 거죠.” 강씨의 기억이다.

2022년 6월2일 파업에 돌입한 하청노조가 조선소 곳곳에 천막을 차리자 비로소 원청이 나타났다. ‘구사대’가 난입해 소화기를 뿌렸다. 키가 150㎝ 남짓한 나씨는 용역 경비원의 팔에 떠밀려 12번 흉추가 골절됐다. “밀리고 밀리다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이씨와 조합원들은 파업 20일째인 6월22일 제1독을 점거하고 농성에 들어갔다. 6명은 블록 중턱 10m 높이 난간에 올랐다. 유최안 부지회장은 독 바닥에 철제 케이지를 짓고 몸을 구겨 넣었다. 블록에 오른 이씨가 난간 너머를 내려다보면, 케이지 옆으로 삐져나온 유 부지회장의 팔다리가 보였다. 이씨는 자주 내려다보지 못했다.

정부는 “상생과 연대 방식의 이중구조 개선을 위한 첫 모델을 제시했다”며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협약 체결식에서 “노동시장의 새로운 역사가 시작됐다”며 “약자를 두텁게 보호하고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는 첫 번째 퍼즐이 완성됐다”고 했다.이중구조를 개선한다던 정부의 약속은 지켜졌을까.기업의 자율에 맡겨진 본공들의 임금은 파업 이후에도 오르지 않았다. 올해 최저임금이 시급 9620원인데 15년차 취부공 이씨의 시급은 1만620원, 10년 경력 발판공 나씨의 시급은 9881원이다. 반면 물량팀·아웃소싱의 단가는 파업 이후에도 계속 올라 현재 시간당 약 2만7000~3만원 선이다.

애초에 상생협약의 내용부터가 문제였을지도 모른다고, 강씨는 생각한다. “하청업체 성과에 따라 기성금 준다는 건 ‘너네가 열라 용써서 가져가라’ 이거잖아요. 그게 무슨 협약입니까?” 강씨가 목소리를 높였다. “프로젝트 협력사는 일 많을 때 물량팀 아웃소싱하는 거 이름 바꾼 거밖에 더 돼요?” 노동자 참여가 빠진 채, 모든 게 원청의 의지에 달린 상생협약은 강씨에게 “신빙성 없는 탁상공론”이다.배는 어떻게 만들어져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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