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히 최전선'에 머무는 것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회사의 슬로건이 있다. 'Forever Frontier'라는 것인데, 미국 항공기 제작사인 보잉사의 것이다. 직역하면 '영원히 최전선에서'라는 의미인데, 이 슬로건을 볼 때마다 공부를 열심히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곤 한다. 그리고 이 슬로건이 해외 기술 유출 문제의 궁극적인 해결책이기도 하다.
삼성전자에 다니던 친구가 해주던 말이 생생하여 수업 시간에 학생들에게 이야기해주곤 한다. 친구가 담당하던 일은 반도체 생산라인을 구성하는 미국산 첨단 기계 하나를 관리하는 것이었는데, 이 기계가 정말 복잡하고 예민하여 생산라인을 멈추게 하는 일이 잦았다. 그래서 친구는 2년에 걸쳐 밤낮없이 연구하여 그 기계를 완전히 분리하고 다시 조립할 수 있는 전 세계에서 유일한 엔지니어가 되었다. 잦은 고장도 해결하게 되었음은 물론이다. 세계 최고인 우리나라 반도체 생산라인은 다른 선진국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노동 강도를 통해 긴 시간 축적된 기술인 것이다.
여기서 또 다른 친구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미국의 3대 방산업체 중 하나에서 일하는 물리학 박사 친구가 있는데, 그 회사는 기술 유출을 막기 위해 1년에 10억달러, 우리 돈으로 1조3000억원 이상의 비용을 쓰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그 친구가 결론적으로 하는 이야기가 재미있다. 기술 유출을 막기 위해 돈과 처벌을 아무리 사용해도 기술 유출을 미룰 뿐이지 막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엔지니어가 기술을 유출하려 한다면, 매일 조금씩 도면을 외워 집에 가서 복기하여 USB나 이메일을 쓰지 않고도 기술을 유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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