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봄은 어머니의 냉잇국으로 시작해 가려운 눈가와 재채기를 지나 시원한 열무국수로 끝났다. 요즘에는 자동차 에어컨을 켜면서 봄이 여름으로 바뀌는 계절의 변화를 불현듯 깨닫기도 한다. 햇볕으로 뜨거워진 차 안에서 어느 날 에어컨을 켜기 시작할 무렵이면 또 다른 초여름의 낯익은 풍경이 있다. 자동차 앞 유리 너머 거리의 풍경이 아른거린다. 햇볕으로 뜨거워진 도로와 앞차 지붕에서 아지랑이가 꼼지락꼼지락 피어오른다.
물리학의 페르마의 원리에 따르면 빛은 출발지에서 목적지까지의 시간이 최소가 되는 경로로 나아간다. 어린 시절 거리에서 팔던 달달한 반투명 냉차에 담긴 숟가락이 휘어져 보였던 것도 페르마의 원리로 설명할 수 있다. 빛은 굴절률이 작아서 빠르게 나아갈 수 있는 공기 중의 경로의 길이는 늘리고 굴절률이 공기보다 큰 냉차 안 경로의 길이는 줄여서 전체 소요된 시간을 최소로 하고, 이로 인해 빛은 공기와 냉차의 경계에서 경로가 꺾인다. 그렇게 꺾여야 전체 소요시간이 최소가 된다. 돋보기로 햇빛을 모아 까만 먹지에 불붙이는 어릴 적 장난도 기억난다. 이것도 페르마의 원리와 관련된다. 돋보기 볼록렌즈의 가운데 부분은 두꺼워서 그곳을 수직으로 가로지르는 직선을 따라 통과한 빛은 거리는 짧아도 긴 시간을 여행해 초점에 도착한다. 한편 돋보기 둘레의 얇은 부분을 통과한 빛은 더 먼 거리를 진행해 초점에 도착하지만 소요되는 시간은 렌즈의 가운데를 직진해 통과한 빛과 같다.
여름날 멀리 뻗은 직진 도로를 가만히 바라보면 다가오는 자동차가 마치 그 아래에 물이 있듯이 반사되어 거꾸로 뒤집힌 모습으로 보인다. 이런 신기루 현상도 페르마의 원리로 만들어진다. 도로 바로 위는 온도가 높아 공기의 밀도가 작고 따라서 굴절률도 작아서 빛이 그곳을 통과할 때 짧은 시간이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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