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금융위원회가 '기업 밸류업 지원 방안'을 공개했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상장기업 전체의 자발적 기업가치 제고 지원, 기업가치 우수기업에 대한 투자 유도, 그리고 밸류업 지원 체계 구축의 세 가지 틀로 구성된다. 한국거래소는 이러한 정부의 지원 방안을 구체화하기 위해 전담 부서와 기업 밸류업 자문단을 구성했다. 자문단은 올해 상반기에 상장기업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 수립 가이드라인' 제정과 지원 방안을 구체화하는데, 하반기에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 모니터링을 통해 밸류업 우수사례를 발굴하는 데 집중할 것이다.
가이드라인의 핵심은 회사가 자신의 기업가치 현상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중장기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수립·이행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이다. 만약 시장에서 저평가됐다고 판단되면, 문제점이 무엇이고 해결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를 회사 스스로 잘 도출할 수 있게 도움을 주는 것이다. 상장기업들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자율공시 방식으로 공시해야 할 것이기 때문에 부담을 느낄 수 있다는 점도 주지하고 있다. 따라서 기업들이 큰 부담 없이 효과적인 가치 제고 전략을 수립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또 하나의 두꺼운 나열식 보고서가 아닌, 기업가치 제고라는 단 하나의 핵심에 집중하는 얇지만 알찬 계획을 준비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제정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과는 별개로 '밸류업'이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개인적 견해지만, 크게 보면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밸류업을 위한 인센티브 제공이라는 기본적 필요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지배구조 개선의 필요성은 공감대가 형성돼 있어 여기서는 언급하지 않겠다. 다만 지배구조 개선 및 상장 관리 차원에서 물적분할된 기업의 동시 상장은 최대한 억제해야 한다는 점은 언급하고 싶다. 동시 상장은 밸류다운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인센티브와 관련해서는 첫째, 대주주가 배당을 늘릴 유인을 제공해야 한다. 배당소득세 분리과세가 한 예다. 50%의 소득세를 내는 대주주 경영자 입장에서는 배당을 많이 하기보다 회사에 남겨두고 싶어할 것이다. 하지만 배당소득 분리과세는 대주주로 하여금 배당을 많이 하게 할 유인을 제공한다. 일반 투자자에게도 득이다. 배당금이 많아질 뿐 아니라 부동산, 은행 등에 몰려 있던 자금이 증시로 옮겨와 시장 수요 상승의 선순환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공모펀드에 돈이 들어올 수 있는 유인을 만들어야 한다. 한국의 공모펀드는 거래 비용이 너무 높다. 미국은 0.5%가량인데 한국은 판매수수료, 운용수수료 명목으로 2~3%는 떼어간다. 이러니 누가 공모펀드에 가입하겠는가. 거래 비용을 낮춰야 한다. 일정 금액을 공모펀드에 투자한 사람에게는 세액공제 혜택을 제공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셋째, 자사주를 소각하는 기업에는 일정 부분 세제상의 혜택을 제공하는 것도 고려해봄 직하다.
금융위가 발표한 우수 지배구조 기업에 대한 감사인 지정제 유보 같은 좋은 제도와 기업의 자발적 밸류업 노력으로 한국 자본시장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기를 고대해본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용어도 사라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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