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살면서 지방을 찾는 사람들이 가끔 하는 말이 있다. “이렇게 공기 좋은 곳에서 사시니 얼마나 좋습니까.” 그러면 지방 사람은 웃으면서 맞장구를 쳐주긴 하지만, 내심 “그럼 네가 내려와서 살아봐라!”라고 말해주고 싶어한다. 근데 이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통용되는 법칙인가 보다. 18세기 영국 시인 윌리엄 쿠퍼가 남긴 다음 명언이 의미심장하다. “그는 시골을 무척 좋아한다. 그런데 실은 그가 시골이 가장 좋아지는 것은 도시에서 시골에 관해 배우고 있을 때이다.”
“당신은 로마의 네로나 티베리우스 같은 폭군을 말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진짜 폭군은 당신 옆집에 사는 이웃이라는 폭군이다. 그 사람이 하는 일을 나도 해야 한다는 법보다 혹독한 법이 세상에 어디 있는가? 그 사람처럼 되어야 한다는 필요보다 짜증나는 멍에가 또 어디에 있는가? 당신 집 바로 옆에 사는 사람의 눈보다 효과적으로 당신 집을 염탐하는 독재의 스파이가 또 어디에 있는가? 여론은 사람을 파고드는 힘이며, 자신에게 복종할 것을 강제한다. 여론은 우리에게 다른 사람이 생각하는 대로 생각하고, 다른 사람이 말하는 대로 말하고, 다른 사람의 습관을 따를 것을 요구한다.”
다 좋은 말이긴 하지만, 이 세상에 일방적으로 좋기만 하거나 나쁘기만 한 게 얼마나 있겠는가. “정신을 자유롭게 한다”는 ‘도시의 공기’에도 긍정과 부정의 두 얼굴이 있듯이, 공동체와 관습에도 그런 양면성이 있다고 보아야 하지 않을까?새삼 이런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내년 합계출산율이 0.6명대로 내려앉을 것이라는 지난주 정부 전망에 대한 세간의 관심과 걱정 때문이다. 한국은 공동체와 관습의 문법을 매우 빠른 속도로 깨부순 세계 최고 수준의 압축성장 국가였다. 이젠 과거완료형의 역사적 사실이지만, 그로 인한 문제가 지금의 저출산 추세와 무관한 걸까?
하나 마나 한 정치판 여론조사는 너무 많아서 민폐가 되고 있건만, 우리가 꼭 알아야 할 라이프스타일의 변화에 관한 통계는 찾아보기 어렵다. 그간 연애결혼과 중매결혼의 비중은 세대별로 어떤 변화 추세를 보였을지 그것도 궁금하다. 이른바 천박한 능력주의 시장논리가 연애와 결혼을 엘리트층의 특권으로 만들고, 이전의 소개·중매를 ‘촌스러운’ 것으로 여기게끔 만들어 사실상 사라지도록 방치하거나 촉진한 죄가 우리 모두에겐 없는지 그것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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