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예산 삭감으로 연구 ‘골든타임’ 놓칠라…기초과학계 불안감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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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경향] “파장 0.1나노미터, 새로운 과학의 세계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지난 11월 6일 ...

“파장 0.1나노미터, 새로운 과학의 세계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지난 11월 6일 찾은 포항가속기연구소 4세대 방사광가속기 시설 한쪽에 적힌 문구는 이곳이 과학 연구의 최전선에 속한 곳임을 말해준다. 방사광가속기는 전자를 가속시켜 자외선이나 X선과 같은 빛을 만드는 장치다. 순수한 구리에 레이저를 쏘면 전자가 튀어나오고, 이 전자를 빛의 속도로 가속시켜 자기장을 지나가게 하면 전자가 힘을 받아 휘어지고 이때 빛이 나온다. 이 빛을 시료에 비춰 내부 구조를 파악할 수 있다. 인공으로 만들어낸 강력한 빛으로 물질과 생명 현상을 탐구하는 현미경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방사광가속기는 전기료 인상을 감당하지 못하고 단축 운영에 들어갔다. 방사광가속기는 연구 지원을 위한 빔타임, 장치성능시험, 정비·유지보수 일정으로 운영되는데 올해는 전기료 인상으로 빔타임을 130일로 단축할 상황이었다. 자구노력 끝에 단축 기간을 한 달 정도로 줄였는데, 이날은 가동이 중단된 상황이라 모든 빔라인 전광판에 ‘빔 오프’라는 문구가 쓰여 있었다. 방문 연구원들이 가속기로 찍은 영상을 분석하는 연구실도 비어 있었다. 구 단장은 “내년 전기료 추가분 43억원을 전액 배정하는 등 국가대형연구시설 운영 정상화에 노력하고 있고, 올해 운전단축으로 실험을 지원받지 못한 연구자들에게 해당 실험을 취소하지 않고 내년 상반기에 실험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처음 건설에 든 비용보다 훨씬 적은 비용을 들여 규모를 배로 키울 수 있지만, 예산 삭감 분위기 속에 원하는 만큼 예산이 배정될지는 확실치 않다. 구 단장은 일단 내년 설계비로 할당된 20억원이 반영되길 기대하고 있다. 그는 “비싼 장비를 구축했는데 경쟁력이 떨어지기 전에 활용도를 높이는 게 좋다”면서 “일본의 이화학연구소는 2006년 4세대를 완성 후 3년 만에 라인 하나를 더 지었고, 미국의 스탠퍼드선형가속기센터도 2009년 4세대를 지은 후 3년 뒤 라인을 추가했고, 최근에는 초전도 라인으로 바꿨다. 우리는 세계 3번째로 빠르게 구축했지만, 그후 투자가 전혀 없으니 너무 늦어졌다”고 말했다.

정부는 2019년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응해 전략핵심소재자립화기술 개발 예산을 늘려왔는데 이번에 대폭 삭감했다. 1486개의 계속사업 중 54.7%인 813개 사업이 전년 대비 감액됐다. 절반 이상 감액된 사업이 전체의 39.2%를 차지한다. 신소재를 연구하는 이 출연연의 연구원은 정부가 소재자립화 관련 예산을 깎은 데 대해 “소재혁신선도본부를 만들며 집중하다 문제가 표면적으로 사그라드니 그 예산을 빼는데, 문제가 다시 발생하면 이런 일을 반복할 것인가. 겉과 달리 소재·부품·장비 분야는 해결된 게 전혀 없다. 소위 카르텔이라는 명분 아래 예산을 깎고 있는데 무슨 철학을 갖고 일을 벌이는 건지 의문스럽다”라고 말했다.

과학계는 정책 수립과정의 합리성·투명성이 부족하다며 반발했다. 변화를꿈꾸는과학기술인네트워크는 지난 9월 26일 발표한 대정부 질의서에서 “8개월 동안 수렴된 예산안이 한 달 반 만에 급작스럽게 대폭 수정됐는데 그 근거와 이유를 밝혀주시기 바란다”면서 “정부가 주장하는 R&D 카르텔의 실체는 무엇인지, 정부에서 파악하고 있는 카르텔 자료를 공개하고, 그것이 이번 R&D 예산 대폭 축소를 해야 하는 근거가 되는지 밝혀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국가 연구개발 계획·사업에 대한 조정, 연구개발 예산의 운영 등을 심의하는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한 관계자도 “솔직담백하게 세수가 부족하니 고통 분담 차원에서 연구비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면 문제가 되지 않았을 텐데 정말 나쁜 방향으로, 황당할 정도로 예산을 깎았다. 나뿐만 아니라 관련된 사람들도 전혀 예상을 못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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