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드라마 결산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경향을 꼽자면 ‘올드스쿨의 재창조’라 할 수 있다. 전통적인 여성 복수극에 신계급사회의 모순을 결합한 〈더 글로리〉, 현대판 여성 성공 서사의 대명사 ‘칙릿’에서 여성의 야망은 한껏 키우고 로맨스는 완전히 제거한 〈대행사〉, 줌마렐라 서사를 각각의 방식으로 재해석한 〈일타 스캔들〉과 〈닥터 차정숙〉 등이 대표 사례다. 6월17일 방영을 시작한 JTBC 금토 드라마 〈킹더랜드〉도 이 같은 경향에 속한다. 웃음을 경멸하는 남자 구원과 미소가 사랑스러운 여자 천사랑의 사랑을 그린 이 작품은 1990년대 트렌디 드라마 전성기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정통 로맨틱코미디다. 여기에 더해 구원은 국내 재계 서열 상위권 킹그룹의 후계자이고, 사랑은 킹그룹이 채용한 소녀 가장 출신 호텔리어라는 점에서 전형적인 신데렐라 로맨스이기도 하다. 말하자면 두 겹의 올드스쿨 스토리에서 〈킹더랜드〉는 이중적인 전략을 취하고 있다.
입사 뒤에는 킹호텔 내 최고의 ‘친절 사원’에 등극하며 “VVVIP 고객 담당”으로서 가장 고난도의 감정노동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천사랑과 사랑에 빠지게 될 운명의 상대 구원은 공교롭게도 웃음을 혐오하는 남자다. 어린 시절 거짓 미소에 둘러싸여 자라나며 깊은 상처를 입은 경험 때문이다. 누구에게나 친절한 천사랑은 가식을 싫어하는 구원 앞에서만은 웃음이 사라진 맨얼굴을 보여준다. 감정노동자의 애환을 강조하는 설정은 천사랑의 친구들에게서도 엿볼 수 있다. 킹그룹 산하 면세점 직원 강다을, 항공사 승무원 오평화 역시 대표적인 감정노동 서비스 직군이다. 드라마는 서비스 직종 피라미드 구조 최하층에 놓여 있던 세 친구가 중간관리자급으로 성장한 뒤에도 여전히 크게 변하지 않은 노동조건을 구체적으로 그려낸다. 물론 이 같은 묘사에도 모순적 한계는 존재한다. 구원을 진짜 구원하게 되는 것은 생계를 위한 자본주의 미소가 아니라 천사랑의 ‘진심이 담긴 미소’라는 점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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