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자협회 등이 만든 ‘자살보도 윤리강령’에서 기사제목에 ‘자살’을 언급하지 말라는 권고가 있어 다수 언론매체에서 ‘극단적 선택’으로 표기하고 있다. 하지만 ‘극단적 선택’이 오히려 자살이 개인의 선택인 것처럼 적극·능동적인 표현한다는 비판이 있다.
10일 뉴스쇼에서 진행자인 김현정 PD는 “한 소녀가 강남 대형빌딩에서 투신 자살했는데 수많은 자살사건 중 주목받은 이유는 20대가 자신의 자살을 생중계했고, 온라인 카페에서 자살을 방조하고 독려했기 때문”이라며 “그 카페가 우울증 갤러리인데 더 파고들었더니 그 안에서 우울증을 상담해준다며 성범죄를 저지르고 있었다”고 사안을 소개했다. 이 사안을 다룰지 말지 고민한 부분도 털어놨다. 김 PD는 “우울증 갤러리가 알려진지 한참 됐는데 이 이야기를 다룰까 말까 고민했다”며 “자살사건을 다루는 게 베르테르 효과를 가져오지 않을까란 고민이다”라고 했다. 언론에서 자살사건을 다뤄 오히려 자살이 늘어날지 모른다는 뜻이다. 그러면서 “미국 예일대 나종호 교수 조언대로 ‘극단적 선택’이란 표현 대신 자살이란 표현을 그대로 쓰겠다”며 “극단적 선택은 자살이 마치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개인의 선택으로 미화된다는 연구결과가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나 교수는 독일의 연구를 소개했다. 같은 내용의 신문기사를 하나는 ‘자살’ 다른 하나는 ‘자유사’로 표현해서 읽게 하고 비교한 연구다. 나 교수는 “개인의 의지를 중요시하는 느낌의 ‘자유사’ 용어를 접한 사람들이 오히려 자살을 지지하고, 가능한 옵션으로 받아들이는 태도를 보였다”며 “그런 면에서 극단적 선택이라는 표현이 문제가 있다”고 했다. 지난 2004년 10월 한국기자협회와 한국자살예방협회가 만든 ‘자살보도 윤리강령’을 보면 ‘자살’이란 용어를 헤드라인에 쓰거나, 사인을 자살로 밝히는 것을 피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이에 대다수 언론에서 ‘극단적 선택’을 쓰고 있지만 나 교수의 조언처럼 자살이 개인의 적극적 선택인 것처럼 보일 우려가 있고 또 다른 면에선 자살에 대해 부정적인 가치판단을 담은 용어라는 지적도 가능하다.
‘자살보도 윤리강령’ 권고는 자살 보도가 추가 자살을 부추길 수 있다는 부작용을 우려해 ‘자살’이란 표현만 삭제한 셈이다. 물론 기사에 따라 자살이란 사인이 필요하지 않은 경우는 ‘사망’으로 대체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베르테르 효과에 대한 고민과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는 사실을 가치판단 없이 전달하려는 노력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20여년 전 만든 ‘자살보도 윤리강령’에 대한 재검토도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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