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하면 떠오르는 단어는 '어색함'이다. 아주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와 대화를 하거나 논 기억이 거의 없으니 그럴 수밖에 없다. 평일에 아버지를 볼 기회는 없었다. 아버지는 늦은 저녁 잠자리에 들고서도 한참 지난 뒤 귀가했다. 맨정신은 드물었다. 아버지는 취한 상태로 주로 집에 들어왔다. 주말에도 나갈 때가 많았다.방학이 되면 가족이 다 함께 여행을 떠났다. 큰아버지네에 가거나 외가에 가거나 또는 서울에 갔다. 항상 아버지는 없었다. 아버지는 여행비를 듬뿍 쥐어준 뒤 계속 일했다. 그 덕분에 초등학교 때 이미 한강유람선, 63빌딩, 아이맥스영화관, 용인자연농원, 이태원 등을 모두 구경했다.
대학 시험을 100일 앞두고서였다. 그날 아버지가 일찍 들어오셨다. 10시경이었을 것이다. 아버지가 비닐 봉지 하나를 '툭' 던지고 들어가셨다. 어머니와 나는 두리번거리다 비닐 봉지를 열었다. 맥주 2캔이 들어있었다. 어머니와 나는 의미를 해독하지 못했다. 그 다음날 어머니가 여기저기서 수소문한 뒤 나름 해독한 결과를 전해왔다. 어릴 때부터 시작된 그 풍경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강해졌다. 20대 초반 때였다. 명절이라 아버지가 태어난 섬 마을에 먼 친척까지 다 모였다. 어른들끼리 '왁자지껄' 술을 마시던 중이었다. 어머니가 옆구리를 '쿡' 찔렀다. 아버지 술 한 잔 따라 주고 오라고.
필기구, 약통, 옷 등 방안에 있는 모든 물건들은 군대 내무반처럼 일렬횡대다. 냉장고 안도 마찬가지. 주방도 마찬가지다. 아내는"지금까지 본 모든 주방 중에서 가장 깨끗하다"고 평가했다. 냉장고를 열어본 친척들도 마찬가지 평가를 했다. 정리하는 걸 좋아하는 습관은 아무래도 아버지에게 물려받았다고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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