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끄와 함께 하는 달콤한 후식 시간. 세상에는 맛있는 게 너무 많고, 맛있는 거는 살이 찐다. 히끄는 브리티시 쇼트 헤어다. 종 특성상 머리가 크고 다리는 짧아서 비만이 되면 관절에 무리 갈 수 있어, 관절 보조제를 챙겨 먹이고 체중 관리를 해주고 있다. 집사의 관리 덕분에 5.3㎏이라는 적정한 몸무게를 유지 중이다. 히끄의 체중을 알려주면 그거 밖에 안 나가냐고 대부분 놀라지만, 얼굴이 큰 거지 몸은 아담하다는 사실을 말하면 수긍하는 분위기가 된다. 다이어트에 대한 중요성을 이야기 할 때마다 히끄가 눈으로 ‘아부지도 덩치가 만만치 않다냥. 왜 나만 다이어트를 해야 하냥. 비만은 유전이다냥!’ 욕하는 것 같았지만, 모른 척하며 수북한 고봉밥을 깎아서 히끄 밥그릇에 담는다. 내가 한참 살이 쪘을 때 무표정으로 있으면 히끄와 닮았다는 말을 자주 들었다. 히끄와 함께 살면서 피가 섞이지 않았지만 키운 정이 낳은 정 못지않다는 걸 알기 때문에 닮았다는 말이 좋았다.
인터뷰 사진을 찍을 때는 조금이라도 날씬하게 보이려고 검은색 옷을 입거나 정면을 보지 않았다. 전체 샷보다 상반신 샷을 요구했다. 앉아서 원고를 쓸 때면 입이 심심해서 하이에나처럼 먹을 게 있나 주방을 서성였다. 글을 쓰려고 먹는 건지, 먹으려고 글을 쓰는 건지 알 수가 없다. 살을 빼도 금방 요요가 오고 이런 패턴이 반복되는 게 싫어서 오랜만에 마음을 잡고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히끄를 보면서 “머리가 커도, 살이 쪄도 귀여운 네가 부럽다”며 허기진 배를 부여잡고 잠을 잔 지 4개월, 10kg을 감량했다. 운동을 너무 싫어하지만, 요요가 오지 않게 하려면 어쩔 수 없이 해야 한다. 아직 목표 체중이 남았지만 나를 압박하던 옷이 여유가 생겨서 편하다. 다이어트를 하면서 제일 좋은 건 버릇처럼 커피를 마시는 것과 수분은 오직 카페인으로만 섭취하는 생활 습관을 바꿔서 건강해진 것이다. 덕분에 히끄도 아침에 일어나면 내 물을 뺏어 먹는 거로 하루를 시작한다.